[영상] 부산도시철도 선로에 난입한 멧돼지(종합)
12일 구서역~두실역 사이 출몰
겨울철 먹이 부족 탓 도심 이동
작년 10월 호포역선 1명 부상
12일 오후 9시 35분께 부산도시철도 1호선 구서역과 두실역 사이 선로에 멧돼지가 출현했다. 부산교통공사 제공
부산도시철도 선로에 멧돼지가 난입했다 3시간 만에 사라졌다. 멧돼지는 주로 겨울철 먹이 활동 등을 이유로 도심에 출몰하는데, 이 때문에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멧돼지를 마주쳤을 경우 뛰거나 소리치지 말고 주위 시설물을 활용해 침착하게 피해야 한다.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9시 35분께 부산도시철도 1호선 구서역과 두실역 사이 선로에 멧돼지가 나타났다. 해당 도시철도 역 사이는 땅 위로 높이 설치한 고가 선로에서 지하 선로로 들어가는 구간으로 외부와 단절된 통제구역이다.
멧돼지는 두실역 다음 역인 남산역까지 어슬렁거리며 왔다 갔다를 반복했다. 열차가 지나다닐 때는 옆으로 숨어있다 열차가 사라지면 선로 바깥으로 지나다니며 이동했다.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해 열차를 피해 이동했다.
멧돼지를 발견한 부산교통공사 측은 해당 구간에서 멧돼지를 자극하지 않을 정도로 전동차를 서행했다. 상·하행 전동차 운행이 종료되는 13일 오전 0시 30분 이후 선로 관리 모터카로 멧돼지를 몰아 포획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멧돼지는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간 전동차 기지가 있는 노포기지창 쪽으로 이동해 밖으로 빠져나갔다.
부산교통공사는 통제구역인 선로로 멧돼지가 어떻게 난입했는지 조사 중이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멧돼지가 선로를 따라 이동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멧돼지가 지하철에서 난동을 부려 시민 1명이 다치는 일이 있었다. 지난해 10월 경남 양산시 동면 한 음식점 인근에 멧돼지가 출몰했다. 이 멧돼지는 8차로 도로를 가로질러 반대편에 있는 부산도시철도 2호선 호포역 2층으로 들어가 역사 안에서 소동을 일으켰다.
멧돼지는 보통 먹이를 구하려고 도심으로 내려온다. 겨울철엔 산에 먹이가 부족해져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데, 이 과정에서 도심에 출몰하는 일이 잦아진다. 부산은 특히 도심 내 산이 많아 멧돼지가 더 자주 발견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부산 기장군이나 강서구, 경남 양산, 울산 등지에서 서식하던 멧돼지가 산악 지형을 거쳐 도심으로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 이번 멧돼지 유입 경로로 추정되는 노포기지창 출입문 인근에도 야산이 있었다.
소방당국과 지자체는 멧돼지를 발견했을 때 뛰거나 소리치면 멧돼지가 놀라 공격할 위험이 큰 만큼 주의를 끌거나 위협하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고 당부한다. 멧돼지는 시력이 좋지 않기 때문에 소리를 치거나 불빛을 비추면 위협을 느끼고 공격할 수 있다.
멧돼지와 가까이 마주쳤을 때는 등을 보이고 뛰거나 소리치는 행위를 절대 하지 않아야 한다. 일정 거리가 떨어진 상태에서 멧돼지를 마주쳤을 경우 침착하게 나무나 시설물 등을 이용해 숨어야 하고 곧바로 112나 119로 신고해야 한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