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사관 논란 ‘김해시사’, 결국 ‘가야사편’ 빼고 배포
총 15권에 원고지 4만 매 분량
‘시대사’ ‘분야사’ ‘자료’ 세 영역
임나일본부설 등 왜곡 논란도
1960년 경남 김해에서 4·19 시위가 열리고 있다. 김해시사편찬위원회 제공
경남 김해시가 2017년에 편찬을 시작해 7년에 걸친 작업 끝에 모두 15권(200자 원고지로 3만 7000매 분량)에 달하는 <김해시사>를 발행했다. <김해시사>는 김해의 역사성과 지역성을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 ‘시대사’ ‘분야사’ ‘자료’의 3개 영역으로 분류했다. 1~6권이 시대사이다. 선사부터 현대까지 시간의 흐름으로 보는 김해 지역변천사를 기록했다.
7~12권은 분야사이다. 정치·행정·경제(7권) 교육·문화·예술(8권), 자랑(9권), 인물(10권), 생활(11권), 시민(12권)으로 나누어진 김해사람들의 삶과 문화에 관한 기록이다. 12권은 시민들의 원고만으로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시민이 보는 역사, 문화, 생활, 추억, 주장 등을 수록했다. 13~15권은 자료집이다. 13권은 김해의 사진과 지도를 해제와 함께 수록했다. 14~15권은 김해의 기록과 문헌을 정리하고, 김해의 변화상을 볼 수 있도록 분야별 통계 자료도 수록했다.
<김해시사>에 따르면 김해에도 구석기인이 살았을 것으로 보이지만 집단생활 흔적은 신석기 시대부터 확인이 된다. 현재까지 최초의 김해인은 ‘범방 아이’다. 신석기 시대에 살았던 11~12세로 추정되는 인골이 강서구 녹산 범방동 197 범방패총에서 발견되어 지명을 따서 이름 붙여졌다. 김해가 역사에 처음 기록된 것은 3세기 후반에 편찬된 <삼국지>의 구야국(狗邪國)과 구야한국(狗邪韓國),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보이는 대가락(大駕洛)과 가야국(伽耶國)이었다.
9권 김해의 ‘자랑’에는 각종 김해의 흥미로운 기네스 기록이 수록되어 있다. 김해에는 최초의 이주민 통장인 오시마 기요미 씨가 2016년부터 김해시 회현동에서 통장으로 일하고 있다. 통장 면접 심사를 받을 때 ‘안중근 의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의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졌다고 한다. 김해의 먹거리로는 아시정구지, 가죽자반, 찜국, 암소한우, 김해뒷고기, 메기국, 추어탕, 오리탕, 불암장어, 동상시장 칼국수가 꼽혔다.
10권 김해의 ‘인물’로는 가락국 시조였던 수로왕과 허황후부터 시작해, 가락국계의 인물 김유신, 고려 시대 왜구의 근거지 대마도 정벌을 주도한 박위, 조선 시대의 학자 남명 조식이 있다. 남명은 부친 삼년상을 치른 후 서른에 처가가 있는 김해로 거처를 옮겼다고 한다. 해방 후 인물로는 참 군인으로 꼽히는 김오랑, 노무현 대통령, 금수현 작곡가, 국어학자 허웅, 국문학자 김윤식 등이 있다. 하유식 김해시사 편찬 선임연구원은 “김해는 2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 깊은 도시이지만 시사가 한 번도 정리가 안 되었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1929년에 <김해읍지>가 편찬이 된 이후 김해 시사가 95년 만에 처음으로 편찬이 되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뒤늦게 식민사관 논란을 빚은 제2권 ‘가야사편’에 대해서는 지난달 3일 전체 편찬위원 20명 중 17명이 모여 격론을 벌인 후 투표로 배포를 중지하기로 결정한 결과, 외부 배포에서는 빠졌다. 앞서 식민사관청산 가야국사경남연대, 가락종친회 등 6개 역사운동단체는 가야사편이 식민사관으로 왜곡된 임나일본부설(가야국=임나)을 담고, 인도불교의 전래를 부정하는 등 역사를 왜곡했다며 책 배포를 중단하고 전면 수정하라고 요구했다. 김해시와 시사 편찬위원회는 가야사편의 신규 편찬 등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김해시가 7년에 걸친 작업 끝에 15권에 달하는 <김해시사>를 발행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