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실장 "올해 경제 상황 불안해도 '망국론'은 허무맹랑"
해양CEO아카데미 조찬 특강
국내외 경제 분석과 대응 고민
경기 불황에 불확실성이 겹쳐
U자형 회복 국면 신호도 읽혀
부산일보 해양CEO아카데미 신년 조찬 특강이 14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원우와 부산일보 임직원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해양 산업을 이끌어가는 CEO들이 이른 아침 한자리에 모여 올해 국내외 경제 흐름을 예상해 보고 불황을 헤쳐갈 방안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반등의 시기가 다가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어 용기를 얻었다는 반응도 있었다.
14일 오전 7시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부산일보 해양CEO아카데미 조찬 특강이 열렸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이 ‘대내외 환경 변화와 2025년 경제 전망’이라는 주제로 열띤 강의를 펼쳤다. 100여 명의 해양CEO아카데미 1~9기 원우들이 현장을 메웠다.
주 실장은 “올해 탄핵과 정치적 불확실성보다 트럼프 리스크가 더 걱정된다”는 우려와 함께 글로벌 시장 분석을 시작했다. 2025년 미국 경제는 2024년 경기 고점에 따른 기저효과로 성장률이 둔화하겠지만 완만한 연착륙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연방은행의 경기침체확률 추이를 보여주며 경기 침체 가능성도 낮다는 걸 보여줬다.
문제는 금리다. 트럼프 2기가 재정 적자와 관세 인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 달러의 유동성이 증가해 물가가 불안해진다. 연방준비제도에게 중금리 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명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미국이 먼저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으면, 한국은행도 금리 인하가 힘들어진다.
트럼프 2기에 원유 생산이 확대되면서 유가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 실장은 신재생에너지 시장도 여전히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트럼프 1기에도 태양광·풍력 등이 크게 늘었고, 신재생 발전량이 많은 주들의 다수가 공화당 지지 기반이라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주 실장은 “언론 보도와 실제 미국의 에너지 시장 움직임은 다를 수 있다”며 “공화당 의원들도 트럼프를 모두 따를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미국과 달리 중국 한해 전망은 어둡다고 봤다. 소비 심리가 나쁘고 기술 혁신도 예전 같지가 않다는 이유다. 부동산 침체 장기화가 특히 문제다. 주 실장은 “한국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수출 의존도가 높아 미국 경제보다 중국 경제가 더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국외 상황은 국내 경제에 결코 우호적이지 않은데 국내 상황도 불안하다. 반도체 수출은 올해도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국내 소비심리도 정치적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바닥 상태다.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부동산 침체도 더 길어지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주 실장은 ‘U’자형 회복 가능성이 ‘L’자형 장기 침체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보다 높다고 봤다. 소비자들이 높아진 물가에 적응하면서 소비심리가 다시 반등할 조짐이 보이고 투자 지표도 나아지고 있다. 다만 중국 상황이 예상보다 더 나쁘거나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경기 흐름이 ‘U’자보다 ‘L’자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 실장은 강연을 마치며 “SNS나 일부에서 나라가 망할 것 같이 망국론을 이야기하는 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아무리 어려워도 세상은 어떻게든 굴러간다”고 경기 바닥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에 김진수 부산일보 사장은 “이른 시간에 모여 시장을 분석하는 게 힘든 작업이고 또 현실이 갑갑하기도 하지만, 세상은 어떻게든 굴러간다는 말에 용기와 힘을 얻었다”고 회답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