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산과 다롄의 해양 협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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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환 중국 다롄해사대학 법과대학 부교수

지난해 6월 6일부터 10일까지 한국해양대학교 실습선 한나라호가 중국 다롄에 기항한 것은 해양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연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이번 방문은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 정부 선박이 친선교류 차원에서 다롄에 입항한 첫 사례로, 2011년 이후 약 13년 만에 이루어진 의미 있는 기항이었다. 한나라호의 다롄 기항은 엄격했던 중국의 입항 절차를 극복한 사례로도 주목받았으며, 하얀 제복을 입은 193명의 학생이 다롄 곳곳을 방문하면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 다롄해사대학과의 공동 학술·문화 교류 행사는 양국의 해양 우호 관계를 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는 향후 양 도시 간 해양 협력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였다.

다롄은 중국 동북 3성의 중심이자, 황해와 보하이만을 접하며 1906km의 해안선을 가진 대표적인 해양도시이다. 이 지역은 우리나라 신북방정책의 주요 축으로, 유라시아 물류망 구축과 북한과의 교역 가능성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점에서 다롄과 부산의 해양 우호도시 체결은 양국 해양 협력을 강화할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협력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아시아 선원들의 고급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국해양대학교와 다롄해사대학 공동대학원’ 설립이다. 아시아의 대표적인 해운국가인 한국과 중국의 공동대학원(Asia Maritime University) 설립은 해운 분야 탈탄소·디지털화에 따른 고급인재 양성에 기여할 것이다. 한국과 중국은 국제해사기구 최상위 A그룹 이사국의 지위를 공유하며 선주국, 선원국, 조선국으로서 유사한 해양 환경을 보유하고 있다. 이 공동대학원의 설립은 아시아 해운업 미래를 위한 전략적 투자로, 부산과 다롄 간 인적·학문적 교류를 확대해 부산이 국제적인 해양 지식 허브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두 번째로, 부산시 해사법원 설립 기반 조성을 위한 협력이다. 중국은 1984년부터 11개 도시에 해사전문법원을 운영하고 있다. 다롄해사대학은 중국의 해사법원 전문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협력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해사중재·해사법률 서비스는 다롄해사대학을 중심으로 한 인적·학술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형성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의 해사중재·해사법률 서비스는 다소 미흡한 상황이다. 향후 한국해양대, 다롄해사대학, 중국해사중재위원회, 아태해사중재센터 간의 인적·학술적 협력은 부산 해사법원 설립 기반 조성과 아태해사중재센터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부산과 다롄 중심으로 한 해양관광 활성화 방안이다. 다롄은 중국의 해양 관광지로 2023년 기준 해양 경제 총생산액이 2736억 위안(약 380억 달러)으로 지역 GDP의 31.2%를 차지할 정도로 해양 관련 산업이 발달해 있다. 그러나 현재 중국 동북 3성 지역의 한국 관광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다. 대부분의 항공노선과 카페리 항로가 인천에 집중돼 있어, 부산을 통한 관광 기회는 제한적이다. 따라서 다롄-부산 우호도시 체결을 통해 정기 항공노선 개설을 추진하고, 다롄-부산-일본 또는 제주를 잇는 크루즈 노선 개발과 같은 해양관광 활성화 방안을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부산을 중심으로 한 동남권 해양 관광자원을 개발한다면 관광객 유치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부산과 다롄의 해양 우호도시 체결은 단순한 형식적 협약을 넘어 실질적인 협력의 장을 여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롄해사대학과 한국해양대를 중심으로 한 인적·학술적·해양 문화적 교류는 양국 간 해양 우호 증진뿐 아니라 글로벌 해운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다. 이는 단순한 지역 간 협력을 넘어 아시아, 나아가 세계 해양 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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