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창원 액화수소플랜트’ 개점휴업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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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들여 지난해 창원에 준공
예상 달리 구매처 없어 ‘판매 제로’
사업비 대출금 이자만 연간 50억
창원시의회 특위 “경제성 왜곡”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 창원공장에 설립된 국내 최초 액화수소플랜트. 창원시 제공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 창원공장에 설립된 국내 최초 액화수소플랜트. 창원시 제공

창원 액화수소플랜트 시설이 1년 전 준공됐지만 여태 가동되지 않고 멈춰있다. 섣불리 사업을 추진하면서 당초 세웠던 판매 계획이 틀어진 데다 무리하게 받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이자 부담이 커져 혈세 낭비마저 우려된다.

16일 창원산업진흥원 등에 따르면 창원시는 2019년 수소산업 육성을 목표로 ‘창원 수소액화생산기지 구축사업’을 추진했다. 액화수소는 기체수소를 극저온(영하 253도)으로 냉각해 만들며, 기체수소에 비해 약 800분의 1 수준으로 부피가 작아 운송·저장에서 활용도가 높다. 시 산하 창원산업진흥원과 두산중공업(현 두산에너빌리티), 한국산업단지공단은 공동으로 특수목적법인 ‘하이창원’을 설립해 시설 조성과 운영을 맡겼다. 지분 구조는 진흥원 49%, 두산 35%, 산단공 16%다.

하이창원은 국·도·시비를 확보한 뒤 나머지 710억 원을 PF 대출로 충당, 총사업비 약 1000억 원을 들여 2021년 7월 두산중공업 창원공장 내 하루 5t의 액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플랜트 착공에 들어갔다. 계획상 2022년 말 준공될 예정이었으나 규제개혁과 시운전 과정에서 일부 설비 문제 등이 드러나면서 3차례 걸쳐 일정이 변경됐고 결국 2024년 1월 준공식을 열었다. 전국 첫 액화수소플랜트였다.

하지만 준공 1년째를 맞은 현재까지 액화수소를 소량도 팔지 못하는 실정이다. 애초 사업 제안 당시 연구개발과 산업용 고순도 수소 활용, 로켓추진체 연료, 수송용으로 시와 현대로템·볼보·한국전기연구원 등 8곳에서 하루 8.5t 이상 액화수소를 구매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쳤으나 실제 실적은 없는 상태다. 정부가 전략적으로 추진하던 수소산업 자체가 정권 교체 등으로 탄력을 잃으면서 보조금과 R&D 예산이 삭감되고 보급 물량도 줄어들며 시장 기류가 바뀌면서다. 덩달아 수요처도 제대로 확보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사업비로 얻어 쓴 대출금 이자다. 올해 들어 PF 자금을 거의 다 사용한 하이창원은 연 50억 원의 이자를 납부해야 할 처지다. 올 상반기 중 시가 액화수소충전소를 설립하는 등 판매 시작이 점쳐지지만, 원금은커녕 이자를 감당하기도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창원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우선 규제 특례를 받아야 액화수소충전소를 지을 수 있는데 이를 완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면서 “또 SK·효성 등과 물량 공급에 대해 논의를 이어가며 수요처 확보에 노력 중이다. 시에서도 액화수소 버스 등을 적극 활용해 공급처를 늘리는 데 지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이창원 측에도 여러 차례 연락을 했으나 닿지 않았다.

시의회에서는 국민의힘 의원을 중심으로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위원장 김미나 시의원)를 꾸려 현안 사업 진단에 나섰다. 특위는 중간보고를 통해 전임 시정에서 ‘하루 생산량 5t을 몇십 년간 구매한다’는 내용을 PF 대출 담보로 제공하면서 경제성과 타당성을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또 PF 대출 담보를 위해 액화수소구매확약서 제출 당시 시의회 의결도 누락됐다고 밝혔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특위에서 편향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핵심 증인과 기관 심문도 없이 발표한 중간보고가 공정·신뢰·신빙성이 의심된다는 취지다. 액화수소플랜트는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의해 추진된 것으로 졸속 사업이 아니며 장기적으론 지역 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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