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혼란 길어지면 한국 경제 1%대 성장 고착화 가능성"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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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상화·적극적 경기 대응”
현대경제연, 보고서 통해 주문
IMF, 올해 韓성장률 2.2→2.0%↓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일부 지지자들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난입한 19일 오전 서부지법 후문 인근에서 경찰이 시위 중인 윤 대통령 지지자를 끌어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일부 지지자들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난입한 19일 오전 서부지법 후문 인근에서 경찰이 시위 중인 윤 대통령 지지자를 끌어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정치적 혼란이 길어지면 한국 경제 성장률이 1%대에서 고착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9일 ‘2025년 국내외 트렌드-격동의 글로벌 정세 속 혼돈의 국내 여건’ 보고서에서 “최근 국내 경기 하방 압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탄핵정국 등과 같은 정치 이벤트로 시장 기대가 약화하고 있을뿐 아니라 트럼프 2기 행정부 리스크 등 대외 리스크가 가중되면서 1%대 성장 가능성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치 이벤트가 장기화하면 대내외 위험 관리 실패·대외 신인도 하락 등으로 1%대 성장이 고착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조속한 정치 정상화와 더불어 적극적인 경기 대응을 통해 대외 위험관리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구원은 국내 경기 회복세가 지연되면서 소비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고, 주택임대차 시장은 전세 거래에서 월세 거래 중심으로 개편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내적으로 경기 하강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과 소비자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악화했다. 특히, 대외적으로도 트럼프 2기 행정부 리스크가 고조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1470원까지 치솟는 등 불안한 상황이다.

최근 주요 투자은행(IB)의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탄핵 정국 전인 지난해 11월 2.1%에서 올해 1월 1.8%까지 내렸으며, 낮게는 1%대 초반도 나오고 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7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0%로 전망했다. 지난해 10월 전망치(2.2%)와 비교하면 0.2%포인트(P) 하향 조정됐다. IMF의 전망치는 정부(1.8%)와 한국은행(1.9%) 전망치보다는 높고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망치와 같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치인 2.1%보다는 낮다. IMF는 내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 역시 종전 2.2%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연합뉴스

대외 여건 중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선이 주요 변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트럼프 귀환과 미·중 패권 경쟁 심화 가능성은 국제질서에 새로운 변수를 더하며 각국의 안보·경제 전략 재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대외정책은 1기와 마찬가지로 중국과의 패권 경쟁을 핵심 과제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은 거래 지향적 국제질서 속에서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자·양자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정책은 세계 각국의 연쇄적인 관세인상, 보호무역 강화 유인을 제공해 글로벌 교역구조를 변화시키고, 경제 전반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연구원은 "예고된 통상정책 변화가 현실화한다면 보복관세를 비롯한 각국의 반발을 유발해 세계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IMF도 미국 신정부의 보호무역주의 확대, 확장적 재정정책, 이민 정책 등을 세계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제시했다. 특히, 확장적 재정정책, 규제 완화 정책은 단기적으로 미국 경제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채권 금리 상승, 신흥국 자본 이탈을 초래해 세계 경제에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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