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73년 부산 일신기독병원, 30만 번째 아이 탄생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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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엔 하루에 46명 태어나
최근엔 한 달간 40~50명 출생
2022년 부산미래유산 선정도

지난해 12월 13일 부산 일신기독병원에서 30만 번째 아이가 태어났다. 일신기독병원 제공 지난해 12월 13일 부산 일신기독병원에서 30만 번째 아이가 태어났다. 일신기독병원 제공

부산 최초의 여성·영유아병원인 일신기독병원에서 30만 번째 아이가 태어난 것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한국전쟁 이후 변변한 의료시설이 없던 부산에서 개원한 이후, 현재 부산의 웬만한 구 인구보다 더 많은 출생아가 이곳에서 태어났다.

19일 부산시와 일신기독병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부산 동구청 대강당에서 일신기독병원 30만 명 출생 기념행사가 열렸다. 특별한 날인 만큼 일신기독병원에서 태어난 특별한 출생아와 가족이 참석해 그동안 이 병원에서 태어난 30만 명의 출생을 축하했다.

일신기독병원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2년 호주장로교 선교사이자 의료인인 맥켄지 자매(매혜란, 매혜영)가 설립한 병원이다. 일신부인병원으로 출발한 이후 1952년 10월 9일 첫 아이가 병원에서 태어났고, 지난해 12월 13일 30만 번째 남자아이가 이곳에서 첫울음을 터뜨렸다.

30만 명 이상의 아기가 일신기독병원에서 태어난 만큼 특별한 사연이 많다. 경남 의령군에 사는 부부는 일신기독병원에서 10남매 중 7남매를 낳았다. 2007년 셋째를 출산한 것을 시작으로 2021년 아홉째를 이곳에서 출산했다.

1980년에는 일신기독병원에서 네쌍둥이가 세상과 만났다. 3대가 일신기독병원에서 태어난 사례도 있다. 1967년도에 이 병원에서 태어난 아버지는 1995년 딸을 이곳에서 낳았다. 그 딸은 지난해 이 병원에서 딸을 출산하는 인연으로 이어졌다. 1994년에 태어난 20만 번째 아이는 어엿한 소아과 의사로 자랐다.

출산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재)일신기독교선교회 산하 4개 병원 중 분만을 하던 3개 병원 중 2개 병원이 지난해 분만을 접었다. 화명일신기독병원과 정관일신기독병원은 더 이상 분만을 하고 있지 않지만, 일신기독병원만은 지금도 분만을 하고 있다. 출생 숫자도 많이 줄었다. 1992년 10월 20일 하룻밤에만 일신기독병원에서 46명의 아이가 태어났지만, 지금은 한 달에 40~50명 정도다.

일신기독교선교회 배요한 사무부장은 “낮은 출생률 등의 이유로 현재는 일신기독병원에서만 분만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어렵더라도 역사가 시작된 일신기독병원만은 분만을 유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신기독병원은 1950년대부터 여성과 영유아 관련 지역 의료체계 개선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점을 인정받아 2022년 생활문화 분야 부산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 부산시는 일신기독병원이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부산미래유산인 점, 출생률이 낮은 상황에서 30만 번째 출생을 축하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이번 행사를 후원했다.

부산시 출산보육과 석정순 과장은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출생률이 낮은 상황에서 부산미래유산인 의료기관에서 30만 명 이상의 아이가 태어났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기록이다”고 밝혔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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