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추경 논의 재부각…조기 대선과 연계돼 ‘돈 풀기’ 가능성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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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추경은 살아있는 생물”…반대 입장에서 선회
민주당 ““신속·과감한 추경으로 우리 경제에 신호 줘야”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표 부자감세 폐기 및 민생·복지 추경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표 부자감세 폐기 및 민생·복지 추경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다. 여야는 심각한 내수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조기 대선 가능성과 연계돼 여야가 ‘표심’을 잡기 위해 돈을 풀려고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추경 편성에 대해선 더불어민주당이 강력히 주장해온 반면 국민의힘은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국민의힘에서도 추경에 대한 태도 변화가 감지된다. 국민의힘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2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작년에 야당이 일방적으로 통과한 예산의 조기 집행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분기 뒤에 (추경)필요성을 보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면서도 “추경은 살아있는 생물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 조기 집행을 전제로 추경을 검토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인 셈이다.

국민의힘은 통상 1분기에 170조 원의 예산을 집행하지만, 예산의 40%를 조기 집행하면 추가로 100조 원 이상을 투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추경의 경우 조기 집행 후 민생 회복 효과가 미미하거나 부족한 분야를 검토하겠다며 야당과의 협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추경에 선을 그어왔던 여당이 점차 전향적인 입장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여당의 추경 검토 기류는 예산 조기 집행만으로는 내수 진작과 경기 부양 목적을 실현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과 함께 한국은행의 의견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 외에도 추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다만 ‘이재명표 예산’으로 불리는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관련 추경은 내수 진작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당이 태도 변화 조짐을 보이자 민주당은 가능한 빨리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대외적인 경제 불안 요인에 더해 내란 상황까지 겹쳐 민생 경제가 정말 어렵다”며 “신속하고 과감한 추경으로 우리 경제에 신호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특히 지역화폐 발행을 위한 추경에 초점을 두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말 예산안 처리를 놓고 여당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지역화폐 예산 2조 원 증액을 요구했었고, 증액이 무산된 만큼 추경을 통해 2조∼3조 원가량이 투입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추경 편성 시기와 관련해선 여당에서도 조기 대선 이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지난해 국회에서 감액 예산을 통과시켰기 때문에 추경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조기 대선 이전에 추경을 편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기 대선이 확정된 이후 추경 편성이 추진된다면 ‘대선용 돈 풀기’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여야 모두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야 하는 입장이 되면 추경 편성의 정치적 동력은 오히려 커질 것라는 분석이 나온다.

추경 편성이 현실화될 경우 부산의 현안 사업 국비 확보에는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부산의 경우 제2대티터널 건설, 사직야구장 재건축 등 현안 사업의 올해 국비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들 현안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등 예산 확보를 위한 조건도 갖춘 상태여서 추경에서 국비 확보가 용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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