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수산물 소비가 풍요로운 바다 만드는 첫걸음" [바다 인(人)스타]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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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석 MSC 한국대표

지속가능 어업 인증 비영리기구
과학자·NGO와 국제 표준 제작
적절한 제품에 '에코라벨' 표기
수산 선진국, 인증제 적극 활용

지속 가능한 어업을 인증하는 국제기구 MSC의 서종석 한국대표가 부산 해운대구 사무실에서 <부산일보> 취재진과 인터뷰 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어업을 인증하는 국제기구 MSC의 서종석 한국대표가 부산 해운대구 사무실에서 <부산일보> 취재진과 인터뷰 하고 있다.

“모두가 책임감을 가지고 바다 자원을 관리하지 않는다면, 다음 세대는 오늘날 우리가 즐기는 수산물을 맛볼 기회조차 없을 겁니다.”

한때 바다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유 자원’으로 여겨졌다. 어디서나 쉽게 어획할 수 있었고 자원량도 넘쳤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할수록 바다가 황폐해지는 속도도 빨라졌다. 오죽하면 산호초 군락지를 다이너마이트로 폭파해 물고기를 싹쓸이하는 어법까지 생길 정도였다. 이를 막고 지속 가능한 어업의 표준을 제시하기 위해 1996년 국제 비영리기구인 해양관리협의회(MSC)가 설립됐다.

MSC 서종석 한국대표는 2018년 설립된 MSC 한국사무소를 7년째 이끌고 있다. 지난 6일 부산 해운대구 사무실에서 〈부산일보〉 취재진과 만난 그는 정부와 수산업계, 소비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MSC 인증 제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MSC는 전 세계 수산업 과학자와 NGO 등과 논의를 거쳐 지속 가능한 어업을 위한 국제 표준을 만들었다.

“MSC 인증은 세 가지 원칙으로 운영됩니다. 지속 가능한 자원 관리, 생태계 보전, 효과적인 어업 관리가 그 핵심입니다. 인증 절차는 까다로운 심사를 포함해 1년 이상이 걸리지만, 수산업의 미래와 해양 환경의 공존을 위해 필요한 체계입니다.”

MSC는 지속 가능한 어업에서 어획된 수산물로 제품을 생산하면 ‘에코라벨’을 표기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들이 지속 가능한 어업의 가치를 쉽게 인식하고 동참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MSC 인증 제품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고, 기업에는 ESG 경영에 유리한 도구가 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건강한 해양 생태계와 수산물 자원 공급에 이바지한다.

영국, 미국, 일본 등 수산 선진국들은 이미 MSC 인증을 광범위하게 도입하고 있다. 영국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테스코’는 150개 이상의 MSC 인증 제품을 판매하고 있고, 프랑스 브랜드 ‘까르푸’는 현재 판매 중인 자연산 수산 제품의 절반 이상이 MSC 인증을 받았다. 북미 또한 월마트 같은 대형 유통업체가 MSC 인증 수산물을 적극적으로 도입했으며, 일본은 참치나 연어 같은 인기 어종의 어업에서 MSC 인증이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국내 어업계에서 MSC 인증을 받은 사례는 아직 적습니다. 연근해 어업은 인증 취득 사례가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다랑어 어업의 경우 인증을 받았거나 심사 중인 비중이 72%에 달할 정도로 높은 참여를 보입니다. 한국 소비자들의 높은 수산물 소비량을 생각할 때, 지속 가능한 어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에코라벨 제품을 선택하는 문화가 꼭 필요합니다.”

서 대표는 국제 표준과 경영 시스템 분야에서 10여 년간 활동하며 다양한 산업 표준에 대한 인증 심사 업무를 담당해 왔다. 2012년 통영 지역 굴 생산 과정에서 노로바이러스가 발견돼 미국 FDA로부터 수출 금지 조치를 당한 사건을 계기로 국내 수산업계의 국제 표준에 대한 인식 증진과 대응 마련을 고민했다. 이후 국립부경대에 교수로 임용돼 관련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던 중 MSC 본부와 협업했고, 2018년 한국사무소를 설립하게 되었다. 설립 당시 11개에 불과했던 국내 MSC 인증 제품 수는 지난해 100개를 넘어섰다.

“기업이 MSC 인증을 받는 것은 시장의 수요와 연결됩니다. 소비자들이 지속 가능한 수산물을 적극적으로 선택할 때, 기업도 변화에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매장에서 선택하는 작은 행동이 바다와 우리의 미래를 바꾸는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수산물을 선택하는 것은 환경을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글·사진=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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