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린더 시스템’, 부산 도입에 스웨덴 수출길까지 활짝
오는 6월 구포대교 이어 광안대교에도 설치 예정
2015년 투신자살 방지 회전체 시스템 최초 개발
경남 마창대교 시작으로 서울 교량 설치 효과 입증
스웨덴서 자살방지 주목해 솔루션 수입 의사 밝혀
투신자살 방지 회전체 시스템 ‘롤린더 시스템’을 개발한 시스템코리아(주)와 (주)도시는 지난 21일 광안대교에서 스웨덴 보건 연구소 센터 관계자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도시 제공
투신자살 방지 회전체 시스템 ‘롤린더 시스템’이 부산에 도입된다. 스웨덴 등 해외시장에도 알려지면서 한국의 특허 기술이 세계로 진출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시스템코리아(주)와 (주)도시에 따르면, 오는 6월 구포대교에 롤린더 시스템이 설치될 예정이다. 광안대교에는 올해 안으로 공사작업이 이뤄진다는 계획이다. 롤린더 시스템은 회전(Rotating)과 원통(Cylinder)의 합성어로, 난간과 레일의 첫 단 사이에 발을 디딜 수 없도록 회전 원통형 레일을 설치하는 구조다. 롤린더 시스템은 기존에 설치된 난간을 이용하기 때문에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디자인도 우수해 기존 교량과 조화를 이룬 것이 특징이다.
토목 구조물 설계 엔지니어 출신인 시스템코리아 박세만 대표가 롤린더 시스템 연구에 들어간 것은 미국의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 자살의 심각성을 자각하면서다. 한국의 자살률이 OECD국가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박 대표는 자살률을 낮추자는 일념으로 8년 가까이에 걸쳐 수백 회에 이르는 테스트 등을 통해 2015년 롤린더 시스템을 최초 개발했다. 롤린더 시스템은 2017년 경남 마창대교에 첫 설치됐으며, 이후 마포대교, 한강대교, 잠실대교 등 주요 교량에 잇따라 설치되면서 추락·투신자살 사고 방지 효과가 입증됐다.
롤린더 시스템은 도로·교량·시설물 설치를 전문으로 하는 부산업체 도시 손영일 대표가 박 대표와 손잡으면서 부산에도 확대·보급의 길을 열었다. 실제로 2023년 11월 광안대교 자살방지시설 설치사업 공법으로 인정되면서 부산에도 설치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해외에서도 롤린더 시스템에 주목했다. 지난해 호주 멜버른대에서 발표한 마창대교 롤린더 시스템 효과 관련 논문을 접한 스웨덴 스톡홀름 카운티(SLSO )보건 서비스 연구센터가 접촉에 나선 것이다. 한국을 찾은 센터 일행은 지난 20일 롤린더 시스템이 설치된 서울 교량들을 둘러보고 여의도 순환 구조대로부터 롤린더 시스템의 우수 사례를 접한 바 있으며 다음날 마창대교를 비롯해 광안대교 일대 현장도 방문했다. 이들은 22일엔 수출 지원 확대를 위한 부산시의회 간담회도 참석했다.
시스템코리아 박세만 대표와 도시 손영일 대표는 “부산과 서울을 교두보로 전국에 롤린더 시스템을 설치해 투신자살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스웨덴을 시작으로 북유럽 전역으로 진출하는 것은 물론 호주, 미국 등 해외무대에서도 한국 기술을 적극 알려 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