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근대건축물, 마을 카페·전시장 탈바꿈 눈길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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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 최근 목화창고로 사용하던 건물 마을 카페로 개소
양산군청 별관도 역사 문화 공간인 아카이브센터로 재탄생
도시재생사업 공모 선정돼 문화역사 플랫폼 사업 중 하나


양산시가 지난 20일 북부동에서 목화당1944 마을카페 개소식을 하고 있다. 양산시 제공 양산시가 지난 20일 북부동에서 목화당1944 마을카페 개소식을 하고 있다. 양산시 제공

경남 양산 지역 원도심에 있는 일제 강점기 시대 건립된 근대건축물이 마을 카페나 전시장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 눈길을 끈다.

22일 양산시 등에 따르면 시는 최근 원도심인 북부동에 위치한 근대건축물인 목화 창고를 리모델링한 뒤 마을 카페인 ‘목화당1944’로 개소했다.

‘목화당1944’는 334㎡ 부지에 연면적 278㎡ 규모로, 차를 마시고 다양한 문화 전시와 공연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된다. 운영은 이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삽량문화마을협동조합(이사장 우현욱)에서 맡고 있다.

이 건물은 리모델링 과정에서 붉은 벽돌을 쌓아 올린 건축물 외관을 그대로 살렸다. 이 때문에 목화당1944 입구 처마 쪽에는 개화한 목화를 표현하듯 눈썹 모양의 벽돌에 ‘목왕’이라는 한자까지 새겨 넣는 등 건립 당시 건축 양식이 잘 드러나 있다.


최근 개소식을 갖고 운영에 들어간 목화당1944 전경. 김태권 기자 최근 개소식을 갖고 운영에 들어간 목화당1944 전경. 김태권 기자

목화당은 일제 강점기였던 1944년 건립됐다. 건립 당시 목화 창고로 이용되다 곡물, 소방 기구 등을 보관하는 창고로 사용되기도 했다. 1950년 6·25전쟁 반발 이후에는 보도연맹 희생자를 구금했던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목화당1944와 인접한 곳의 구 양산군청 별관 건물은 원도심 아카이브센터인 ‘의춘당’으로 거듭났다. 620㎡ 부지에 연면적 167㎡ 규모인 의춘당은 2022년 12월 개관한 뒤 원도심의 역사 문화 거점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의춘당은 현재 각종 전시나 체험, 강연 등의 공간으로 사용 중이다.


최근 개소식을 갖고 운영에 들어간 목화당1944 내부 전경. 김태권 기자 최근 개소식을 갖고 운영에 들어간 목화당1944 내부 전경. 김태권 기자

이 건물은 애초 양산면사무소로 사용하기 위해 1933년 건립됐지만, 양산군청 별관으로 이용되다 1982년 개인에게 매각됐다. 이후 광고회사 건물로 사용되다 시가 재매입해 아카이브센터로 변신한 것이다. 이 건물 역시 목화당1944와 마찬가지로 일제 강점기 시대 건립돼 외관에서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아카이브센터 이름인 의춘당은 조선 시대 양산을 일컫는 별칭이었던 ‘풍우가 고른 새봄을 맞이한다’는 의춘에서 유래했다. 실제 일제 강점기 당시 ‘양산’이라는 이름보다 ‘의춘’이라는 별칭을 더 많이 사용했다. 이 지역을 대표하는 독립운동가인 윤현진 선생도 일본 유학 시절 스스로 ‘양산인’이 아닌 ‘의춘인’이라 말하기도 했다.


2022년 12월 원도심 아카이브센터로 개소한 의춘당 전경. 김태권 기자 2022년 12월 원도심 아카이브센터로 개소한 의춘당 전경. 김태권 기자

의춘당이나 목화당 등 근대건축물이 아카이브센터나 마을 카페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것은 북부지구 도시재생사업 때문이다.

시는 2019년 정부 도시재생사업 공모에 북부지구를 신청했고, 선정되면서 올해 말까지 668억 원을 들여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의춘당과 목화당은 도시재생사업 중 문화역사플랫폼 조성 사업의 하나로 조성됐다.

나동연 양산시장은 “북부지구 도시재생사업의 하나로 탄생한 의춘당과 목화당1944는 단순한 전시장이나 카페 이상의 가치를 지닌 공간”이라며 “앞으로 지역 주민과 예술가, 방문객 모두가 소통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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