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트럼프 북미 대화 재개 의지에 엇갈린 반응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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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자체 핵무장 목소리
나경원 “우리 선택지 분명”
민주당, 환영 메시지 쏟아져
이재명 “실용적인 전략 중요”


2017년 6월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당시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업무오찬을 마치고 산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17년 6월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당시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업무오찬을 마치고 산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여야는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재개를 시사하면서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국민의힘에서는 자체 핵무장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북미 대화 재개에 환영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미국이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려는 지금, 우리의 선택지는 분명하다”며 “이제는 핵 균형 전략, 대한민국의 자체 핵무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이어 “북한 핵은 나날이 고도화되고 있다. 북러 협력으로 그 위험은 더욱 커지고 있다. 만약, 국정이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미국이 김정은과 위험한 ‘핵 거래’를 재추진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우리도 핵을 가져야 힘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썼다.

방미 중인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관련 발언을 언급, “남은 건 남북 핵균형 정책을 현실화해 북핵의 위협에서 벗어나는 길”이라며 핵무장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17년 10월 야당 대표로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는 전술핵 재배치 문제는 미국의 비핵화 정책에 배치된다고 입에 올리지도 못했다”며 “이번에 워싱턴에서 만난 공식 인사들이나 비공식 측근들은 모두 북핵 문제는 한국 지도자들의 의지 문제라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2017년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시기로 북핵 대응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접근이 당시와는 다르다는 이야기로 풀이된다.

다만 여당 지도부는 아직은 핵무장론에 대해 신중한 분위기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전날(21일) 트럼프 발언에 대해 “당 입장에선 굉장히 유감스럽다”라며 “트럼프 정부가 바로 오늘 출범했으니, 정책의 전환을 의미하는지 두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는 긍정의 메시지를 내놨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한반도 위기를 완화해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교류,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단된 북미대화 재개 의지를 표명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국민의힘과 달리 전기차 우대 보조금 폐지, 방위비 분담금 압박 등을 거론하며 “트럼프 시대에 경제와 산업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하고 불확실성을 줄이는 실용적인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 역시 이 자리에서 “트럼프 취임 후 북한 관련 발언으로 기대가 모이지만 한편으론 코리아패싱 우려가 크다”면서도 “북미 수교를 포함한 미국과 북한 관계 개선, 화해 모드는 동북아 평화무드를 조성하는 등 반가운 신호”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김병주 최고위원도 “민주당은 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이를 바탕으로 하루빨리 한반도의 평화를 되찾고 민주주의가 바로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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