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국가’ 언급에 발끈한 북한 “도발에 강력 대응” 트럼프 정부 첫 비난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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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대조선적대시 정책 재확인”
루비오 미 국무장관 ‘불량국가’ 언급에 대미 비난전 시동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주재로 지난 27일 제8기 제30차 비서국 확대회의가 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주재로 지난 27일 제8기 제30차 비서국 확대회의가 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의 ‘불량국가’ 언급에 “망발”이라고 발끈하면서 강력한 대응을 천명했다. 최근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북한의 공식적인 첫 비난전으로, 한동안 미국과의 대결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2일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불량한 국가는 다른 나라들을 걸고들 자격이 없다’는 제목의 담화에서 “최근 미 국무장관 루비오라는 자가 우리 국가를 그 무슨 ‘불량배국가’로 모독하는 망발을 늘어놓았다”며 “어제나 오늘이나 달라진 것이 전혀 없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다시 한번 확인해준 계기가 되었다”고 비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전했다.

대변인은 이어 “외무성은 미 국무장관의 적대적 언행을 주권존중과 내정불간섭을 핵으로 하는 국제법적 원칙에 전면 배치되는 엄중한 정치적 도발로 간주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배격한다”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늘 적대적이었고 앞으로도 적대적일 미국의 그 어떤 도발행위도 상응하게 강력히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루비오 장관은 지난달 30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 그리고 어느 정도 러시아를 마주하고 있고, 이란 북한과 같은 불량국가(rogue states)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출범 첫날인 지난달 20일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지칭한 데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똑똑한 남자(smart guy)’라며 북미 정상회담 재개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당시 북한은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해당 발언을 두고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는 것 아니냐는 국제사회의 논란이 일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집권 1기 때 그랬던 것처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 of North Korea)를 추구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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