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지속되면 환율 1500원대 찍는다”
4일 대한상공회의소 SGI 보고서
트럼프 보호주의 무역 악영향에
정치 불안 겹치면 성장률 1.3%↓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7.74포인트 오른 2,481.69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6.12포인트(2.29%) 오른 719.92로 거래를 마쳤다. 한편 서울 외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시30분 기준 환율 4.3원 내린 1,462.9원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트럼프 2기 등장으로 각국의 보호주의 무역이 강화하는 상황에서 탄핵 정국에 따른 국내 정치 불확실성 국면이 길어지면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하고 올해 경제성장률이 1.3%대로 하락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환율 급등 시나리오별 경제적 임팩트 및 대응’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최근 환율이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 약화와 미국과의 금리역전 등 구조적 요인에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의 (탄핵 국면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면 원달러 환율은 약 5.7% 상승 압력을 받게 되며, 환율은 1500원 대로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며 “환율 급등이 잠재된 금융리스크와 결합하지 않도록 정부와 기업이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과거 탄핵 사례의 경우 국내 경제 여건이 양호해 환율이 안정적이었으나, 최근 국내 경제는 내수부진에 주력산업 경쟁력 약화와 주요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대내외 리스크가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만약 예상대로 환율이 치솟을 경우 투자·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재정 공백 발생, 통화·통상 정책의 효과적 대응 지연 등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주요 전망기관 예측치(한은 1.6∼1.7%, KDI 2%)보다 낮은 1.3%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한상의 김천구 SGI 연구위원은 “석유화학·철강 등의 신용리스크가 확대된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외화차입 기업의 상환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환율 불안이 실물·금융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도록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 등 정책 패키지 시행, 투자 심리 회복을 위한 법안의 조속한 처리, 취약부문 금융보호망 강화 등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유동화회사보증 공급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