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차분하게 기다릴 것"
외부 활동, 메시지도 자제 전망
직무정지 속 '관저 정치' 가능성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하차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은 당분간 외부 활동을 자제하면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과를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 발신보다는 대통령실 관계자와 당내 의원 등과의 소통을 통한 ‘관저 정치’를 시작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탄핵심판 선고 전까지 제한적인 메시지만 낼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헌법재판소 선고를 앞둔 만큼 관저를 찾는 분들은 만날 수 있지만 외부 활동은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며 “담담하게 헌재 선고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석방된 만큼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 발신 또는 적극적인 외부 활동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상황에서 절제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관저를 찾는 국민의힘 지도부 등 당내 의원들과는 관저에서 면담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대통령실과의 조율을 거쳐 윤 대통령 관저 방문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외부 접촉면을 줄이면서도 당내 지도부와의 소통을 통해 관저 정치를 시작하지 않겠냐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당 일각에서 윤 대통령의 하야 방안이 제기되기도 하면서 여권에 불리한 국면 돌파를 위한 윤 대통령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탄핵심판 선고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게 윤 대통령의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권한이 정지된 상태지만, 대통령실 참모진으로부터 국정 현안과 관련한 참고 자료 등도 받아볼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탄핵심판 선고 전이지만, 헌재가 탄핵을 기각할 경우 곧바로 업무에 복귀해야 하는 만큼 현안 파악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변호인단과는 헌재의 탄핵 심판과 이와 별개로 진행되고 있는 내란 혐의 재판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복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석비서관회의를 개최하며 밑 작업 준비에 한창이다.

한편, 전날 오후 5시 50분께 서울구치소를 나온 윤 대통령은 기다리고 있던 의원들에게 “힘내자”, “수고들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6시 20분께 관저에 도착한 후 부인 김건희 여사·정진석 비서실장·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 등과 함께 김치찌개로 저녁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앞으로도 대통령실이 흔들림 없이 국정의 중심을 잘 잡아주기 바란다. 건강은 이상이 없고 잠을 많이 자니 더 건강해졌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저녁 식사 후 반려견들과 함께 내실로 들어가 휴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