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전기차 '글로벌 톱' 수준 기술 대거 탑재
제네시스 'GV 60' 필두로
기아 'EV3'·'EV4' 등
‘2세대' 기능 신차 잇단 출시
주행 효율·거리 대폭 개선
현대자동차그룹이 2021년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전기차 시장에 본격 진출한 뒤 최근 첨단 기능을 갖춘 2세대 전기차들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아 ‘EV3’, 제네시스 ‘GV60’, 히든 안테나 디자인의 현대차 ‘아이오닉 9’. 현대차그룹 제공
기아 EV3의 HVAC(냉난방공조) 시스템 개선 전후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2021년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전기차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뒤 최근 들어 첨단 기능들을 대거 탑재한 2세대 전기차들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품질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세대 배터리 셀 적용으로 주행거리가 대폭 증가했고, ‘스마트 회생제동 시스템 3.0’ 탑재로 주행 효율도 좋아졌다. 또한 ‘씬(얇은) HVAC(냉난방공조)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적용해 운전석 앞부분 공간을 혁신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그룹에서 출시한 모델 가운데 기술력에서 글로벌 수준을 갖춘 차량으로 제네시스 준중형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GV60’ 부분변경 모델과 기아 준중형 전기차 ‘EV3’ ‘EV4’가 꼽힌다. 현대차 플래그십(대표) 전기 SUV ‘아이오닉 9’ 등도 이름을 올렸다.
먼저 제네시스가 지난 6일 출시한 GV60 부분변경 모델은 2021년 첫 출시 이후 4년 만의 신차다. 2WD(2륜구동) 스탠더드 모델 기준으로 1회 충전 시 복합 주행거리가 481km에 달한다. 이는 기존 모델 대비 30km 늘어난 것이다.
제네시스 측은 “4세대 배터리 셀을 적용해 배터리 용량이 기존 77.4kWh에서 84.0kWh까지 증가하면서 주행거리가 증가했다”면서 “동급 수입차의 주행거리가 300km대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선보인 EV3와 이번 GV60 부분변경 모델에 새로 추가된 기능 중 하나가 스마트 회생제동 시스템 3.0이다. 회생제동은 가속페달에서 발을 뗐을 때 바퀴 구동으로 배터리가 충전되는 기술이다. 스마트 회생제동 시스템 3.0은 전방 교통 흐름과 내비게이션 지도 정보를 활용해 회생제동의 감속량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덕분에 운전자는 도심 구간에서 보다 편리하게 운전할 수 있으며, 자동화된 회생제동을 통해 주행 효율을 더욱 높일 수 있다.
EV3에는 또한 씬 HVAC 시스템이 세계 최초로 적용됐다. 기아 공조시스템설계팀 이윤형 파트장은 “기존 HVAC 시스템은 부피가 커 운전자 무릎과 발 아래 공간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내부구조 혁신을 통해 부피를 대폭 줄였다”고 설명했다. 씬 HVAC 시스템은 세로 길이를 기존 354mm에서 310mm로 줄였으며, 높이는 기존 420mm에서 140mm 낮췄다.
기아 브랜드 최초의 준중형 전동화 세단 EV4는 81.4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롱레인지 모델의 경우 1회 충전 시 533km의 주행가능거리를 기록해 현대차그룹 전기차 중 가장 길었다.
현대차가 지난달 출시한 첫 전동화 대형 SUV 아이오닉 9에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중 최대 용량인 110.3kWh의 고전압 배터리가 모든 트림에 동일하게 탑재됐다. 기아 ‘EV9’에 탑재된 99.8kWh 배터리보다 셀을 48개 추가했는데, 이 때문에 모든 모델이 500km 이상의 1회 충전 주행 거리(국내 연구소 측정 기준)를 확보하게 됐다. 또한 아이오닉 9에는 샤크핀 안테나마저 눈에 보이지 않게 없앤 ‘히든 안테나’가 브랜드 최초로 적용됐다.
기아가 지난달 말 스페인 타라고나에서 열린 ‘2025 EV 데이’ 행사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브랜드 최초 목적기반차량(PBV) ‘PV5’에는 PBV 전용 플랫폼 ‘E-GMP.S’가 탑재돼 있다. E-GMP.S는 편평한 형태의 플랫폼 위에 다양한 어퍼 바디(차량의 상부 구조)를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돼 향후 400V 소형부터 대형 PBV까지 폭넓은 제품 라인업을 선보일 수 있다. 또한 PV5에는 배터리팩 내부에 모듈 없이 셀을 탑재한 ‘셀투팩 배터리 시스템’을 적용, 에너지 효율성을 높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1월 그룹 신년회에서 “지난해 아이오닉5와 EV6가 각각 ‘세계 올해의 차’와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하고,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전기차 판매 5위권에 진입하는 등 성공적인 전동화 체제로의 전환을 보였다”면서 “올해도 더 진화된 차량을 개발하고 공급해 글로벌 전기차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