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취업자 줄고, 자영업자는 임금근로자로 대거 이동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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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취업자, 전년보다 5000명 감소
자영업자도 2만 5000명 줄었으나
임금근로자는 2만 1000명 늘어나
도소매·음식숙박업서 큰 타격받아
‘쉬었음’ 청년층 첫 50만 명 넘어서

사진은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 연합뉴스 사진은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 연합뉴스

부산의 자영업자가 임금근로자로 대폭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와 고금리에 도소매·음식숙박업 등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장사를 접고, 매월 월급이 나오는 임금근로자로 옮겨간 것이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2월 부산의 취업자 수는 1년 전에 비해 5000명 감소했다. 전국적으로는 13만 6000명 증가한데 비해 부산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부산 취업자를 산업별로 나눠보면 제조업에서 3만 5000명이 늘었고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에서 3만 1000명이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사업지원서비스, 수리서비스, 공공행정 분야에서 많이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사업지원서비스란 고용알선업 여행업 인력공급업 경비경호업 등을 말한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이 많이 일하는 분야인 도소매·음식숙박업은 3만 명이 감소했고 전기·운수·통신·금융업도 2만 7000명이 줄었다. 건설업도 7000명이 감소했다.

또 종사상 지위별로 취업자를 나누면 자영업자가 2만 3000명, 같이 일하는 무급가족종사자가 2000명 감소했다. 즉 자영업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이 2만 5000명이 줄어든 셈이다.

반면 임금근로자는 2만 1000명 증가했다. 자영업에서 일하던 사람이 월급을 주는 분야로 많이 이동한 것을 알 수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사업지원서비스업과 기계장비제조업에서 늘어났다”고 말했다.

특히 임금근로자 중에서 임시근로자는 5만 8000명이 줄고 상용근로자는 6만 3000명이 늘어나 고용구조에서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통계청은 구체적인 업종에 대해서는 잘 알 수 없다고 밝히고 있어 실제로 괜찮은 일자리가 많이 늘어났는지는 미지수다.

한편 전국적으로 취업자는 1년 전에 비해 13만 6000명이 늘어났다. 여기에서 경기도 취업자가 11만 명 증가하고 인천은 3만 9000명, 충남은 5만 4000명, 충북 1만 7000명이 각각 늘어났다. 수도권과 충청지역에서 우리나라 취업자 증가세를 주도한 것이다.

지난해 취업자 감소세를 면치 못하던 울산은 2월에 1만 4000명, 경남은 2만 1000명이 각각 늘어났다.

전국 취업자를 구체적으로 보면, 제조업에서 7만 4000명 줄면서 작년 7월 이후 8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건설업 취업자도 건설경기 불황으로 16만 7000명 감소했다. 10개월 연속 전년 대비 ‘마이너스’다.

내수 부진이 계속되면서 도매 및 소매업 취업자도 6만 5000명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에서 34만 2000명, 30대에서 11만 6000명 취업자가 각각 증가했다. 반면 20대(-22만 8000명), 40대(-7만 8000명), 50대(-8000명)는 취업자가 감소했다.

특히 15∼29세 청년층 중에서 ‘쉬었음’ 인구는 50만 4000명을 기록하면서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50만 명을 넘어섰다. ‘쉬었음’ 인구는 일할 능력은 있는데도 일하지 않고 일자리를 구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은 사람을 말한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업자로도 분류되지 않는다.

장주성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기업들이 경력직과 수시 채용을 늘린 것이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의 한 요인”이라며 “경기 영향으로 퇴직한 청년들이 비경제활동인구에 머무르는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청년고용을 늘리기 위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청년고용 올케어 플랫폼’을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에서 미취업 졸업생을 발굴해 특화된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선제적으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장주성 과장은 “청년고용 올케어 플랫폼이 정착되고, 효과가 나타나면 청년층 고용 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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