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숙의 속 尹 '정중동' 행보… 선고 전 여론 자극 역풍 차단
관저 정치 예상 깨고 자제 분위기
외부 활동·메시지 의도적 제한
윤 대통령 변호인단 윤갑근 변호사가 13일 서울고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속 취소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관저 정치’에 나설 것이란 예상을 깨고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지지자를 향한 메시지 발신은 물론 외부 활동 또한 극도로 자제하며 관저에서 머무르고 있다.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만큼, 여론 자극에 따른 역풍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3일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변호인단과 일부 대통령실 참모진, 여권 인사들과 제한적인 접촉을 하며 헌재 탄핵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도 경호처 차량이 줄지어 이동하는 등 윤 대통령의 특별한 동향은 없었다. 윤 대통령은 관저 안에서 반려견과 산책 등을 하며 몸을 추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석방 당일에는 관저 앞에서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눴고 대통령실 참모, 국민의힘 일부 의원과 만났다. 이후 윤 대통령이 관저로 들어간 뒤로는 사실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이 관저로 돌아온 이후 계엄의 정당성을 강조하거나 헌재를 압박하는 등의 대통령 메시지도 없었다. 대통령실 역시 마찬가지다. 대통령실은 이날 발표한 헌재의 최재해 감사원장 등 탄핵소추 기각 결정에 대한 간단한 입장문을 제외하면 그간 정무적인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앞서 지난 8일 석방된 윤 대통령이 구속 취소 이후 관저로 돌아와 참모들과 김치찌개로 식사하고 반려견들과 인사했다는 구체적 내용까지 알려진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법원의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으로 여권에서 탄핵심판 기각·각하 기대감이 높아지는 만큼, 헌재를 자극할 만한 외부 활동과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메시지나 외부 활동, 참모 등 면담은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지금과 같은 차분한 행보가 이어지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변호인단이 적극적으로 윤 대통령 탄핵심판 기각·각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만큼, 윤 대통령은 더욱 의도적으로 물러나 있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최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에 대한 헌재의 전원 일치 탄핵소추 기각 결정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이날 오후 서울고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가 제기한 각종 의혹에 대해 어떠한 근거도 찾지 못했고 어떠한 법률 위반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 헌재의 결정”이라며 “줄탄핵을 통한 국정 마비, 입법권 남용에 의한 헌정 질서 파괴가 확인됐으므로 대통령 탄핵은 즉시 기각돼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거대 야당은 탄핵소추권과 예산안 심의권, 법률안 의결권은 국회의 권한이라면서 국회의 권한 행사에 무슨 문제가 있냐는 뻔뻔한 항변을 했다”며 “그러나 29번의 탄핵소추 남발, 헌정사상 유례없는 일방적인 예산안 삭감, 이재명 대표 방탄과 국민 갈라치기 입법은 권한의 한계를 넘어선 입법 폭주와 의회 독재일 뿐”이라고 민주당을 거듭 비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