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 법인 참여 놓고 “유동성 증가” VS “신중히 접근”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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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단계적 확대 방침 발표
긍정 영향·변화 제한 전망 교차

금융위원회가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진입 가이드라인 발표를 예고하면서, 법인·거래소·은행 등이 시장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법인의 대규모 자금 유입으로 유동성 증가가 기대되지만 가격 상승을 단정 짓는 것은 위험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2일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4월에는 비영리법인과 가상자산거래소 대상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3분기까지 상장기업과 전문투자자 대상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국내에서도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가 유동성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24년 6월 기준 국내 가상자산 시장 시가총액은 55조 3000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27% 증가했다. 하루 평균 거래 규모도 3조 6000억 원에서 6조 원으로 1.6배 증가했다.

그럼에도 단기적으로는 가상자산 시장이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초기 단계에서는 법인 거래가 비영리법인 등 일부 기관만 허용되므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또 법인의 대규모 매도 물량이 시장 변동성을 키운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가상자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동성 증가가 가상자산 가격 상승과는 별개이며, 시장이 보다 ‘적정 가격’을 찾아가는 과정일 뿐이기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법인 투자 허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거래량 증가에 따른 수익 확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인 투자자 유입으로 거래소 간 수수료 인하 경쟁이 발생하면 개인 투자자들 또한 이득을 볼 수 있다. 다만 금융당국의 단계적인 법인 참여 허용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법인 계좌 개설이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실제 시행 속도에 따라 시장 변화의 폭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은행권도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 확대를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다. 일부 시중 은행은 가상자산 수탁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거나 지분을 투자했다. 또한 거래소와의 협업도 적극적으로 나설 태세다. 은행이 법인 계좌를 개설하면서 저비용 예금 유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관련 법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제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기가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

가상자산 수탁업계는 이번 정책이 성장 기회가 될 것으로 긍정했다. 가상자산 수탁업체 비댁스 관계자는 “거래소에 모든 자산을 맡길 수 없는 법인들이 보안이 강화된 수탁업체를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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