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점휴업' 액화수소플랜트 놓고 창원시의회 여야 공방
찬 23명·반 14명, 수소특위 보고서 채택
허성무 전 시장 수사의뢰 표결 없이 통과
국힘 “법 무시, 타당성도 부족한데 강행”
민주 “현 시장 망상, 정치적 공세 중단”
경남 창원 액화수소플랜트 전경. 창원시 제공
준공 이후 1년 넘게 방치 중인 ‘창원 액화수소플랜트’ 사업을 두고 경남 창원시의회 여·야가 격돌했다.
국민의힘에서 전임 시장인 허성무(더불어민주당·성산구) 국회의원을 배임 혐의로 수사의뢰하기로 하자 민주당에선 여당의 정치 공세라며 규탄 발언을 쏟아냈다.
민주당 창원시의원들은 17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을 중심으로 채택된 ‘창원시 액화수소플랜트사업 관련 현안사업에 대한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수소특위)’의 결과 보고서와 전임 시장에 대한 배임 혐의 수사의뢰 결정을 비판했다.
이들 민주당 시의원들은 “홍남표 창원시장이 액화수소플랜트 사업은 무조건 불법적으로 진행된 것이라는 망상에 빠져 있다”면서 “국민의힘은 창원시청 감사관이 컨설팅한 부적절 감사 내용을 인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소특위에서 낸 보고서의 주요 쟁점 사안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공세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창원시의회 수소특위는 액화수소플랜트 사업이 처음엔 핵심기술 개발사업이었으나 판매사업으로 변경됐고, 법적인 절차를 무시한 채 진행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적·재무적 타당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사업을 강행했고, 시 재정 부담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야기했다는 게 특위의 판단이다. 수소특위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으로만 구성돼 있다.
창원시의회는 지난 14일 본회의를 열고 수소특위의 해당 결과 보고서를 채택했다. 표결에 부쳐진 보고서는 재석 의원 38명 중 찬성 23명, 반대 14명, 기권 1으로 통과됐다. 이어 수소특위 부위원장은 전임 시장을 배임 혐의로 수사의뢰하는 안건도 상정했다.
이날 국민의힘 소속 손태화 의장은 상정된 안건에 대해 이의 여부를 묻곤 표결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이를 가결했다. 민주당에서 ‘날치기’라며 즉각 반발했지만, 손 의장은 “가결 선포 후 (민주당으로부터)문제 제기가 됐는데, 오해가 있었다면 이해해달라”며 산회를 선포했다.
창원 액화수소플랜트 사업은 2019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추진됐다. 창원시 산하 창원산업진흥원과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 한국산업단지공단은 공동으로 특수목적법인 ‘하이창원’을 설립해 시설의 조성과 운영을 맡겼다. 지분 구조는 진흥원 49%, 두산 35%, 산단공 16%다.
하이창원은 국·도·시비를 확보한 뒤 나머지 710억 원을 파이낸싱(PF) 대출로 충당해 1000억 원을 들여 2021년 7월 두산에너빌리티 창원공장 내 하루 5t의 액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플랜트에 착공했고, 2023년 8월 준공했다.
그러나 플랜트는 준공 1년이 넘도록 아직 설비가 가동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운영사인 하이창원에서 설비를 구축한 두산에너빌리티 측의 성능 검증 시험 단계를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다. 이로 설비 인계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반면, 두산에너빌리티 측은 성능 시험에 하이창원 측 입회를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본인들이 응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처럼 창원시의회가 여야로 나뉘어 전·현직 시장의 탓을 하는 사이 사업은 정상화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창원시의 재정 부담도 늘고 있다. 올해 PF 자금을 대부분 사용한 하이창원은 연 50억 원 상당의 이자를 납부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