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 코스든 와인딩 코스든 밟는 대로 힘차게 치고 나가는 쾌감
포르쉐 ‘마칸 일렉트릭’ 시승기
100km까지 가속에 불과 3.3초
고성능 스포츠카의 매력 물씬
전기차 약점 회생제동은 단순화
포르쉐 첫 순수 전기 SUV ‘마칸 일렉트릭’ 주행 모습과 내부(작은 사진). 포르쉐코리아 제공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의 첫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마칸 일렉트릭’이 지난달 국내 출시됐다. 2019년 ‘타이칸’에 이어 포르쉐가 두 번째로 내놓은 순수 전기차로, 지난해부터 계약을 받았지만 고객 인도 시기가 다소 늦춰졌다.
포르쉐코리아는 지난 12일 국내 미디어들을 대상으로 ‘마칸 일렉트릭’ 시승회를 가졌다. 이미 디자인은 지난해 공개된 터여서 이날 시승은 성능에 집중됐다.
시승은 서울 중구 반얀트리호텔에서 출발해 경기도 양평을 거쳐 강원도 춘천을 찍고 돌아오는 약 350km 일정이었다. 시승 구간은 고속도로와 국도, 설악산을 오르내리는 와인딩 구간까지 다양하게 이뤄져 있었다.
반얀트리호텔에서 춘천까지는 ‘마칸 4S’, 춘천에서 양평까지는 ‘마칸 터보’를 각각 탔다. 마칸 4S는 최고출력 448마력, 최대토크 83.6kg·m을 발휘하고 마칸 터보는 최고출력 584마력, 최대토크 115.2kg·m을 낸다.
전기차는 스포츠카와 닮은점이 많다. 밟는대로 치고 나가는 스포츠카의 고성능 엔진과 전기차의 특성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마칸 일렉트릭은 고성능 스포츠카답게 직선코스에서는 물론이고 와인딩코스에서도 마칸 일렉트릭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터보 모델 기준으로 3.3초에 불과해 고속도로에선 속도감을 제대로 맛볼 수 있었다.
와인딩 구간에서도 뒷바퀴 조향각을 최대 5도까지 조절하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 전면의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과 후면의 멀티링크 서스펜션, 두 개의 전기 모터를 거의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전자제어식 포르쉐 트랙션 매니지먼트(ePTM) 등이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했다.
이 차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처럼 800V 고전압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프리미엄 플랫폼 일렉트릭(PPE)을 적용해 급속 충전 시 약 21분 만에 배터리 용량을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스포츠카와 전기차가 닮은 점도 있지만 상충되는 부분도 있다. 바로 회생제동이다. 이 차는 회생제동을 센터디스플레이에서 켜기와 끄기로 단순화했다. 포르쉐코리아 측은 “회생제동은 스포츠카 본연의 기능을 후퇴할 수 있는 기능이어서 다른 전기차처럼 세분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마칸 4S가 450km, 마칸 터보가 429km다. 공인 복합전비는 마칸 4S는 kWh당 4.1km, 마칸 터보가 kWh당 4.0km다. 실제 주행에서 구간별로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실전비는 kWh당 5km 안팎으로 공인 전비보다 좋았다. 판매가격은 마칸 4S 1억 1440만 원부터, 마칸 터보 1억 3850만 원부터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