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택 IMO 명예사무총장 "하이테크 마도로스 키워 내야 해양산업 이끌 수 있다"
부산상의 주최 부산경제포럼
국제 해운환경 변화 주제 강연
탈탄소·디지털화 전문성 강조
하이테크 교육·인재 양성 역설
19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제270차 부산경제포럼에서 임기택 국제해사기구(IMO)명예사무총장은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부산상공회의소 제공
“단순히 배를 모는 해기사를 양성해서는 국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해운 분야의 탈탄소·디지털화에 대한 이해를 가진 ‘하이테크’ 마도로스를 키워내야 합니다.”
국제해사기구(IMO)에서 제9대 사무총장직을 지낸 임기택 IMO 명예사무총장은 부산이 국제 해양산업의 선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선 제대로 된 ‘인재’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19일 오전 7시 부산 롯데호텔 3층 크리스탈볼룸에서 부산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제25대 의원부 출범 1주년 기념 제270차 부산경제포럼이 열렸다. 포럼에서는 임기택 IMO 명예총장이 ‘국제 해운환경의 변화와 시사점’을 주제로 한 강연을 진행했다.
임 총장은 해운 변화의 가장 큰 변수로 ‘탈탄소’와 ‘디지털화’를 꼽았다. 파리협정에서는 지구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이 ‘0’을 달성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선박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규제하는 ‘연료유 표준제’와 화석연료 사용량에 따라 부과하는 세금인 탄소세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 IMO는 이에 대한 의견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임 총장은 “IMO에서는 두 가지 방안에 대한 결론을 아직 못 냈지만, 올해 연말까지는 마무리 지을 예정”이라며 “탈탄소는 세계적 흐름이다. 해운회사들은 결정되는 방향에 따라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배를 신조하는 등의 방법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앞으로는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암모니아나 수소가 연료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부산항도 연료 공급 기지 설치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탈탄소와 더불어 최종적으로는 선원이 한 명도 없는 자율운항 선박으로 대표되는 디지털화를 강조했다. IMO는 항해, 통신, 원격 운항, 화재 제어, 선박구조, 인명구조 장비 등 선박 항해에 필수적인 요소들에 대한 국제 기술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임 총장은 “이런 자율 선박에 대한 강제적 규정은 2030년도에 IMO에서 채택할 예정이다”며 “선박, 항만, 선사 사이의 유기적인 정보 네트워크 구축뿐 아니라 정보교환 시스템에 대한 디지털화가 가속될 것”이라며 “IMO가 채택하는 기준에 따라 선박의 운항 시스템도 크게 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임 총장은 특히, 탈탄소와 디지털화가 진행 중인 해운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두 키워드에 대한 이해가 있는 ‘인재’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박 운항 환경과 기술 변화에 따라 인재상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임 총장은 “탈탄소 흐름에 따라 연료의 종류가 달라지고 있다. 암모니아 등 대체 연료를 취급하는 데 대한 지식과 자율운항선박과 첨단 운항 전자장비에 대한 이해가 있는 ‘하이테크’ 마도로스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훈련시설에 대한 장비와 투자를 확대하고 기술 변화에 대비해 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교관 양성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미국이 최근 350척의 외항상선을 확충하겠다고 발표했고, 북극해 쇄빙선 건조 계획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러한 환경 속에서 우리가 키운 하이테크 마도로스들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가지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총장은 “IMO는 탈탄소와 디지털화에 대한 기준들을 마련하고 있다”며 “이를 미리 대비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령이나 항만들을 준비시킬 필요가 있고 항만 인력의 전문화를 통해 변화를 수용할 준비를 미리 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