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2분기 자동차 수출 여건 악화 전망…반도체·선박은 호조세"
철강·알루미늄 관세 등 영향
자동차 수출 전망 큰 폭 하락
2분기 연속 기준선 100 하회
원재료 가격 상승 등 애로 요인
울산항 자동차부두 수출 현장. 부산일보DB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조치에 이어 다음 달 2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상호관세 부과가 예고된 가운데 올해 2분기(4~6월) 한국 수출 기업의 체감 경기가 크게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0일 발간한 ‘2025년 2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EBSI)’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EBSI는 84.1로, 2개 분기 연속 100을 밑돌아 전 분기 대비 수출 경기가 더욱 악화할 것으로 나타났다.
EBSI랑 다음 분기 수출 경기에 대한 국내 수출 기업들의 전망을 조사·분석한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전 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면 100을 상회하고,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면 100을 하회한다.
품목별로는 주요 15대 수출 품목 중 11개 품목이 1분기(1~3월) 대비 낮은 값을 기록했다.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자동차부품은 59.4로, 전 분기 대비 수치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직접적인 관세 부과 대상이 된 철강은 88.8로 전 분기 대비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물량 쿼터 폐지로 하락 폭을 일부 상쇄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는 “한국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멕시코에 대한 미국의 관세 조치와 함께 철강·알루미늄 파생 상품에 부과된 25% 관세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규모의 반도체 박람회 '세미콘 코리아 2025'에 참가한 한 업체 부스에서 피에조 밸브 조절 장치를 이용한 반도체 이송 장비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반도체는 112.7을 기록해 1분기(64.4)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1분기의 기저 효과와 함께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인한 고부가 반도체 수요 확대, 범용 반도체 가격 반등 기대 등과 맞물려 수출 확대가 예상된 것으로 분석된다.
선박(140.6)도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출 확대로 전 분기에 이어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조사됐다.
항목별로는 미국의 관세 부과와 각국의 보복관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타깃 관세 대상으로 지정했거나 언급해온 반도체, 자동차·자동차부품, 철강·비철금속제품 등 품목에서 우려가 나타났다.
2분기 주요 수출 애로요인으로는 구리 등 비철금속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재료 가격 상승’(19.2%), ‘환율 변동성 확대’(14.2%), ‘수출 대상국의 경기 부진’(13.7%), ‘수출 대상국의 수입 규제’(10.8%) 등이 꼽혔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