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기업회생 여파…부산 서구 첫 구립도서관, 개관 1년 연기
올해 7월 준공 후 11월 개관 예정
기존 계획보다 준공 9개월 미뤄져
시공사 경영난으로 공사 진행 차질
공사 기간 늘면서 비용도 6억 증가
올 연말 부산 서구 아미동에 준공 예정인 서구아미드림도서관 조감도. 서구청 제공
부산 서구에 처음으로 건립되는 구립도서관이 예정보다 1년 정도 늦은 올해 말에 문을 열 전망이다. 도서관이 자리한 ‘아미동’과 BTS 팬클럽 ‘아미’에서 이름을 딴 ‘서구아미드림도서관’ 공사가 기존 시공사 경영난으로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지역 건설업계에 드리운 위기의 그림자가 공공 시설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례다.
부산 서구청은 아미동2가 249-18번지 일대에 들어설 서구아미드림도서관이 올 11월 개관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당초 서구청은 올해 7월까지 도서관 건물을 준공하고, 3~4개월간 책 배치 등 각종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151억 8300만 원이 투입되는 도서관은 서구에 처음 생기는 구립도서관이다. 부산에서 구립도서관이 없는 구·군은 서구가 유일하다.
도서관은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부지 2653㎡에 연면적 3992㎡ 규모로 완공할 계획이다. 1층은 어린이도서관과 수유실, 2층은 종합자료실과 휴게 공간, 3층은 자유열람실과 야외 독서공간, 지하 1층은 북카페와 동아리실 등으로 구성된다. 도서관 명칭은 2022년 주민 선호도 조사를 거쳐 확정됐다.
서구아미드림도서관은 기존 계획보다 1년 정도 늦게 문을 열게 됐다. 2023년 1월 착공한 도서관은 지난해 10월 준공 예정이었지만, 시공사인 신태양건설이 경영난에 빠져 공사에 차질이 생겼다. 서구청은 지난해 9월 30일 ‘경영난으로 인한 공사 불이행’ ‘계약 기간 내 준공 불가’ 등의 이유로 시공사와 계약을 해지했다. 신태양건설은 지역 건설업계 위기가 지속됐던 지난해 11월 부산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서구청은 잔여 공사를 맡길 건설업체를 찾아 나섰고, 지난해 12월 다른 시공사와 올 7월까지 도서관 공사를 마치는 계약을 맺었다. 공사가 길어지면서 서구가 부담할 공사 비용은 6억 원 늘었고, 준공 시점은 최초 계획보다 9개월 정도 미뤄졌다. 서구청 교육진흥과 관계자는 “다른 시공사와 27억 규모로 계약을 맺었는데, 잔여 공사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공사 기간 증가로 감리 등 여러 비용이 증가해 추경으로 구비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서구청은 도서관에 책을 3만 4200권 비치하고, 인테리어와 전산 시스템 구축 등을 위해 별도 예산 16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서구청 교육진흥과 관계자는 “기존 시공사 사정이 좋지 않아 계약을 해지한 후 최대한 빠르게 다른 업체와 계약을 추진했다”며 “올해 연말에는 도서관 문을 열고, 매년 5000권씩 책을 늘려 체계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