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봄나물, 중금속 오염 조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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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결 온화해진 날씨 덕분에 바깥 바람을 쐬고 싶어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을숙도를 찾았다. 봄 기운을 실은 바람과 따뜻한 햇볕을 쐬며 산책하니 일상의 지루함이 말끔히 풀려서 좋았다.

그런데, 을숙도 일대를 산책하다 보니 주변에서 중년 아주머니 서너 명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푸르게 자란 쑥을 뜯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됐다. 그들의 봉지엔 금방 뜯어 싱싱해 보이는 쑥이 제법 담겨 있었다.

하지만 금세 걱정이 떠올랐다. 30여 년 전 부산의 한 구청에서 청소업무를 담당했던 적이 있어서 을숙도 일대가 쓰레기 매립장으로 쓰였던 것을 알기에 쑥이 오염된 흙에서 자란 것일 수 있다는 우려였다. 그래서 아주머니들께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중금속으로 오염돼 있을 가능성이 큰 쑥 채취를 삼가고, 이미 뜯은 쑥은 버리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아쉬운 표정으로 고맙다고 말하고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

따뜻한 봄철을 맞아 들판 곳곳에서 쑥이나 냉이, 씀바귀 등 봄나물을 채취하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에 따르면, 도심 하천이나 도로변에서 자라는 야생 봄나물은 상당수가 수은이나 납, 카드뮴 등 발암물질인 중금속이 허용치 이상으로 검출된다고 한다. 대신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야산이나 농촌 들녘 등 오염이 덜한 청정한 지역에서 채취한 봄나물은 모두 식용이 가능할 정도로 안전한 편이다.

따라서 봄나물로 식도락을 누리며 계절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도심을 벗어나 멀리 농촌이나 야산으로 가서 봄나물을 뜯어야 한다. 물론 충분히 씻고 먹어야 안전하다.

또 재래시장이나 노점에서 어르신들이 파는 봄나물은 채취한 곳이 어디인지 정확하게 알아보고 구매하는 편이 낫다. 중금속이 함유된 봄나물은 건강과 수명에 큰 해악을 끼치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박정도·부산시 사하구 다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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