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화약고 된 중동, 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 후 최대 충돌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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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레바논 남부 공습 8명 사망
“헤즈볼라 먼저 로켓 공격 감행”
‘하마스 격퇴’ 가자 공격도 계속
예멘 후티 “팔레스타인과 연대”

22일(현지 시간) 가자 지구 북쪽 베이트 라히아의 인도네시아 병원 앞마당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친척의 시신을 앞에 두고 팔레스타인 여성과 아이가 슬퍼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2일(현지 시간) 가자 지구 북쪽 베이트 라히아의 인도네시아 병원 앞마당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친척의 시신을 앞에 두고 팔레스타인 여성과 아이가 슬퍼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세계의 화약고’ 중동이 다시 불길에 휩싸였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 대규모 공습했다. 지난해 11월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휴전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교전이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교전을 재개해 휴전 이후 가장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있고,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은 팔레스타인과 연대를 강조하면서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 후 최대 교전

23일 알 자지라 방송과 BBC 방송에 따르면 22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공습해 지난 11월 휴전 이후 가장 큰 교전이 발생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 남부에 있는 헤즈볼라의 로켓 발사대 수십 개와 지휘 본부, 무기고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레바논 국영 NNA통신은 이번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총 8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습이 이날 오전 이스라엘과 레바논 남부 접경지역 메툴라 마을 공격에 대한 보복 조치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메툴라를 향해 발사된 미사일 3발을 요격했고,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나머지 3발은 레바논 영토에 떨어졌다.

하지만 이 같은 이스라엘의 주장에 대해 헤즈볼라는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고, 휴전 합의를 지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헤즈볼라의 무장 해제를 요구해 온 레바논 정부군은 남부 지역에서 로켓 발사기 3개를 해체했고, 이번 공격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미국과 프랑스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 협정이 맺어졌지만, 이번 교전으로 협정이 파괴될 위기에 처했다. 휴전 협정에 따르면, 레바논 군은 이스라엘에 대한 헤즈볼라의 공격을 막기 위해 남부 지역에 수천 명의 추가 병력을 배치해야 한다. 헤즈볼라는 이곳에서 전투원과 무기를 철수하고, 이스라엘군도 분쟁 중 점령했던 지역에서 철수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레바논 접경지 거점 5곳에 전초기지를 유지하면서 “휴전 협정 위반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레바논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공습을 이어오고 있다. 레바논에 주둔하는 유엔 평화유지군은 “상황이 여전히 극도로 불안정하다”며 “양측 모두 약속을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가자 지구 사망자 600명 이상

23일 AP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 남부를 22일(현지 시간)부터 밤새 공격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자 살라 알 바르다윌을 포함해 최소 19명이 숨졌다.

이날 하마스와 동맹 관계인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을 향해 또 다른 미사일을 발사해 이스라엘에 공습경보가 울리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은 이 미사일을 요격했고, 인명 피해나 시설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의회 의원이자 하마스 정치 조직 소속이었던 바르다윌이 가자 남부 칸 유니스 인근의 공습으로 아내와 함께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바르다윌은 하마스를 대표해 수년간 언론 인터뷰를 해온 인물이다.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 공습을 재개한 지난 18일 이후 지금까지 사망자는 최소 634명 이상이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과 휴전을 위해 중재 노력을 하고 있지만 휴전 방식과 인질 석방을 두고 이견이 있어 여전히 이스라엘의 공습은 이어지고 있다.

예멘의 친이란 무장정파 후티 반군은 22일(현지 시간) SNS X(옛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에 ‘팔레스타인-2’라는 이름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군은 예멘에서 날아온 미사일 한 발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은 이날도 ‘해외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을 계속하고 있다. 후티가 2023년 10월 가자 지구 전쟁이 시작된 이후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이스라엘, 미국, 영국 등 선박을 공격해 왔다는 이유로 미국은 지난 15일부터 예멘의 후티 거점을 공격해 왔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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