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청노조 상대 470억 원 손배소, 한화오션 먼저 취하를" 최충경 경남도 사회대통합위원장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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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 3차례에 걸쳐 취하 요청
갈등 해소, 노사 상생 협력 강화
기득권 측 한화오션이 양보해야

최충경 위원장은 “노사가 상생하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강조했다. 최충경 위원장은 “노사가 상생하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너무 큽니다. 한화오션이 먼저 470억 원 손해배상소송을 당한 근로자에게 손을 내밀어 주세요.”

민선 8기 출범 직후인 2022년 11월 ‘진영과 이념, 세대’를 아우르는 대통합 시대를 만들기 위해 출범한 경남도 사회대통합위원회 최충경(78) 위원장. 당시 전국 광역지자체 차원의 위원회가 만들어진 건 경남이 처음이었다. 위원회 출범 자체가 전국적인 관심을 끈 만큼, 그는 1~2기 위원장으로서 지역의 크고 작은 갈등을 중재·해결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막중하다. 그는 현직 기업인으로서 창원상공회의소 회장까지 지낸 인물이어서, 기업과 노동자의 화합과 상생에 대한 관심은 특별하다.

최 위원장은 지난 11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20여 명의 위원과 함께 ‘한화오션 손배소 해결을 위한 상생 협력 요청’ 기자회견을 열었다. 협력업체 노동자 5명을 상대로 470억 손배소를 진행 중인 거제 한화오션에 소 취하를 요청한 것이다. 갈등 주체인 사업주와 노동자 등 모두를 설득하기보다 사업주인 한화오션에 “갈등 해소와 통합을 위해 먼저 배려의 손을 건네 달라”는 의미였다.

최 위원장은 “노동자 5명 재산을 다 합쳐도 2억 원이 되지 않는데, 이들을 상대로 470억 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한들 무슨 실익이 있습니까? 이제는 과거 갈등을 넘어서 노사가 상생하는 길을 모색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강조했다. 위원회의 소 취하 요청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3년 6월과 지난해 11월에 이어 세 번째다.

그는 “사측이 해결할 수 없는 금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수년간 이어오며 경고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했다고 보고, 소송이 계속된다면 결국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다”며 “설령 노동자 귀책 사유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비례와 형평에 맞는 해결책이 더 큰 갈등을 막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그는 “양측 모두 패자가 되는 것보다 이해와 배려로 문제를 풀어가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노사 화합은 기업과 노동계 모두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행동으로 오늘날 한화그룹 기업 가치 상승과 함께 상호 화합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화오션은 2022년 6월 도크를 점거하는 등 51일간 파업을 이어간 협력업체 노동자 5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현재 민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 위원회가 노사 화합 차원에서 소 취하를 줄기차게 요구했는데, 한화오션은 소송을 취하할 경우 배임이 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대화조차 응하지 않고 있다. 최 위원장은 “한화오션이 앞으로도 이렇게 위원회를 냉대한다면 1인 시위 등 여러 대응 방안도 고려 중”이라며 “기득권을 가진 측이 먼저 양보해야 한다. 한화오션이 먼저 손을 내밀어주기를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 위원장이 이끄는 임기 2년의 1기 위원회(위원 69명)는 활동이 종료된 지난해 11월 1차 권고안 세부 과제 27개를 경남도에 전달했다. 또 2기(위원 70명) 위원장으로 연임하면서 2차 권고안으로 세부 과제 23개를 제시했다. 2차 권고안은 △한화오션 사내 협력사 분쟁 해결 및 기후위기 대비 노사 관계 선제적 지원 △외국인 근로자 존중, 저출산 시대 극복 △청년 소통 공간 확대와 청년지원정책 홍보 △갈등 해소와 소통 방법 교육 시스템 구축 △거제 남부관광단지 조성 사업 등이 포함돼 있다.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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