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부산국악원이 새롭게 ‘발굴’한 영남 정재 보러 오세요!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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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부산국악원 무용단 2025 정기공연
‘선락-기억의 산으로’ 28~29일 연악당
영남 궁중무용 5가지 ‘발굴’ 의미 커
처용무는 알아도, 다른 춤은 잘 몰라

오는 28~29일 국립부산국악원 연악당에서 선보일 제18회 무용단 정기 공연 ‘선락船樂-기억의 산으로’ 연습 장면. 국립부산국악원 제공 오는 28~29일 국립부산국악원 연악당에서 선보일 제18회 무용단 정기 공연 ‘선락船樂-기억의 산으로’ 연습 장면. 국립부산국악원 제공
국립부산국악원 무용단 정기 공연 ‘선락船樂-기억의 산으로’ 연습 장면. 국립부산국악원 제공 국립부산국악원 무용단 정기 공연 ‘선락船樂-기억의 산으로’ 연습 장면. 국립부산국악원 제공

‘정재’는 춤과 노래를 의미하는 한자어로, 악기 연주에 맞춰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공연을 말한다. 주로 대궐에서 벌이던 잔치 때에 공연되었다고 해서 궁중정재로도 부른다. 정재는 궁중연향뿐 아니라 지방관아에서도 행해졌지만,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게 많지는 않다. 특히 영남의 대표적인 정재 중 하나인 ‘처용무’는 그래도 좀 알려졌지만, 이번에 국립부산국악원 무용단에 의해 선보이게 될 무애무, 검기무, 사선무, 선유락, 상염무는 이름조차 생소하다.

국립부산국악원이 오는 28~29일 연악당에서 제18회 무용단 정기 공연을 준비하면서 천년의 시간을 품은 신라가 남긴 다섯 가지 춤(무애무·검기무·사선무·선유락·상염무)을 스토리텔링 한 ‘선락船樂-기억의 산으로’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을 앞두고 국립부산국악원 무용단이 신라 때 있었던 다섯 가지 정재를 찾아냈다는 건 소중한 성과이다.

복미경 국립부산국악원 무용단 예술감독. 국립부산국악원 제공 복미경 국립부산국악원 무용단 예술감독. 국립부산국악원 제공

복미경 예술감독은 “신라는 사라졌지만, 그들이 남긴 정신과 문화유산은 아직 이 땅에, 온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며 “이번 작품은 신라의 화랑인 사선랑(四仙郞)들과 함께 배를 타고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신라가 남긴 다섯 가지 춤으로 영남에 흐르는 정재의 맥을 되새겨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복 예술감독에 따르면 무애무·검기무·사선무·선유락은 이전에 지방관아에서 공연되던 것이지만 궁중에 걸맞게 재구성되어 궁중연향에 편입됐다. 즉 이 춤은 조선시대 궁중정재로 재창작돼 행해졌지만, 춤의 원류는 신라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사라진 상염무의 경우는 <고려사 악지>와 <삼국유사>에 남겨진 단 두 줄을 가지고 재창작했다. 복 예술감독은 “정재라는 춤은 고전문헌에서 꺼낸 걸 재현하다 보니 변형이 쉽지 않고 조심스럽다. 이번 공연에서도 가급적 원형은 유지하되 스토리를 집어넣어서 알기 쉽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국립부산국악원 무용단 정기 공연 ‘선락船樂-기억의 산으로’ 연습 장면. 국립부산국악원 제공 국립부산국악원 무용단 정기 공연 ‘선락船樂-기억의 산으로’ 연습 장면. 국립부산국악원 제공
국립부산국악원 무용단 정기 공연 ‘선락船樂-기억의 산으로’ 연습 장면. 국립부산국악원 제공 국립부산국악원 무용단 정기 공연 ‘선락船樂-기억의 산으로’ 연습 장면. 국립부산국악원 제공

작품은 춤의 기원에 깃든 이야기를 되돌아보는 무용극으로 총 7장으로 구성된다. <해동고승전>에서 전하길 역대 가장 현명한 화랑으로 술랑·남랑·영랑·안상이 존재했으며 이들을 사선랑(四仙郎)이라 불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들과 함께 배를 타고 유랑하며 신라의 춤을 기원으로 하는 정재들을 마주하는 스토리텔링 공연으로 꾸민다.

특히 여는 마당에 이어 나오는 제1장 상염무는 사라진 춤 이야기를 다룬다. 신라 헌강왕이 포석정에 행차했더니 남산의 신이 왕 앞에 나타나서 춤을 추었다는 기록에서 시작한다. 2장 무애무는 조선 홀기(의식의 순서나 진행 내용을 적은 글) 그대로를 선보이는데, 신라를 대표하는 원효대사와 의상대사 이야기를 담는다. 3장 검기무는 고문서 <무예도보통지>에 나오는 동작을 재구성해 화랑들의 검무로 선보인다. 4장 사선무는 4명의 화랑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춤의 역사를 되새겨본다. 5장 선유락은 지방에서 먼저 연행되다가 궁중으로 유입된 춤으로, 사선랑들의 여정 끝을 담아낸다.

공연 시간은 28일(금) 오후 7시 30분, 29일(토) 오후 3시. 예술감독·안무 복미경, 음악감독 계성원, 연출·대본 이왕수. 출연 국립부산국악원 국악연주단. 입장권 S석 2만 원, A석 1만 원. 관람권 예약은 국립부산국악원 누리집과 전화로 가능하다. 문의 051-811-0114.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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