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세 태종사 도성 주지스님 타계… 한국 남방불교의 '큰 별' 지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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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성/뿐냐산또/부산 태종사 스님 2009.11.18 부산일보DB 도성/뿐냐산또/부산 태종사 스님 2009.11.18 부산일보DB

한국 남방불교계를 대표하는 태종사 도성 주지스님이 106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해 불교계와 부산 지역 사회에 깊은 슬픔을 안겼다.

25일 부산 영도구청과 태종사에 따르면 태종사 도성 주지스님(이하 도성 스님)이 지난 23일 106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도성 스님은 한국 불교 역사에서 중요한 업적을 남긴 인물로 평가된다. 특히 그는 한국 남방불교를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로 널리 인정받았다. 남방불교란 스리랑카, 태국,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에서 주로 수행되는 불교다.

1919년 평안남도 양덕군에서 태어난 그는 일제강점기와 한국 전쟁을 겪으며 불교에 대한 깊은 신념을 가졌다. 1953년 부산 선암사에서 해인사 초대 주지였던 지월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남방불교 계율에 따라 수행과 학문에 힘써오며 1972년 태국에서 남방불교 승려로 정식 비구계를 받기도 했다.

1978년 해인사의 주지로 임명된 이후 1989년에는 대흥사 주지로 활동하며 전통불교 연구와 남방불교 전파에 전념했다. 또 1991년 조계종 전국 교구본사주지연합회 회장을 지내는 등 한국 불교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남방불교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이를 전파하는 데 주력해왔다. 스리랑카 등 남방불교 국가와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한국 불교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왔다. 최근 인기 있는 불교 명상법 '위빠나사'를 전파해 현대 불교 수행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도성 스님의 사상은 계율과 수행을 토대로 한 ‘실천불교’로 요약할 수 있다. 그는 평소 “기복은 마음의 병을 키우고, 정견은 병을 치료한다”고 강조하는 등 단순한 믿음보다 깨달음을 향한 실천적 삶을 중요시했다.

도성 스님은 영도 지역 일대에서는 ‘큰 어른’으로 불려왔다. 그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 추모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김기재 영도구청장과 유관기관 직원을 비롯해 스리랑카 등 남방불교 국가에서도 그의 장례식장을 찾았다.

김기재 영도구청장은 “주지스님은 생전 한국 불교계에서 중요한 입지를 다져오셨고 지역에서도 존경받는 어른이었다”며 “그의 삶과 업적은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길이 남아 긍정적인 영향을 이어갈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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