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에르도안 정적 구금 후폭풍… 반정부 시위대 1133명 체포
이마모을루 체포 후 시위 확산
사진기자 등 언론인 포함 논란
“보도 탄압해 사태 축소 목적”
튀르키예 경찰이 24일(현지 시간) 이스탄불 탁심 광장으로 행진하려는 반정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 가스를 살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튀르키예에서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 구금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24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내무부에 따르면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 소속 에크렘 이마모을루(54) 이스탄불시장이 테러·부패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닷새간 1133명이 시위 중 불법행위로 체포됐다.
내무부는 시위대가 화염병, 도끼, 칼, 산성 액체, 돌멩이 등을 사용해 경찰관 12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체포된 이들 상당수가 테러조직 소속으로 확인됐으며 마약·절도·사기·성폭력 등 전과자도 여럿이었다고 내무부는 발표했다.
알리 예를리카야 튀르키예 내무장관은 X(옛 트위터)에서 “집회·시위의 권리는 국가안보, 공공질서, 범죄예방, 공중보건·도덕 보호 등을 위해 법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를 포함해 언론인 10명도 당국에 구금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탄불 시청 인근에서 시위를 취재하던 기자 한 명이 당국에 구금됐으며, 이날 새벽 이스탄불과 이즈미르 등에서 이뤄진 자택 급습으로 언론인 9명이 더 체포됐다.
튀르키예의 언론 자유 운동 단체인 ‘미디어·법 연구 협회’에 따르면 구금된 기자들 중에는 AFP 통신 소속 사진기자와 과거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사진기자 등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단체는 구금된 언론인 대부분이 사진기자였다면서 당국이 대규모 시위 현장에 대한 사진 및 영상 보도를 탄압해 사태를 축소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번 시위가 야당인 CHP의 선동으로 이뤄진 ‘폭동’이라면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각료회의 후 영상 연설에서 CHP를 향해 “정부의 부패 수사가 이뤄진 뒤 거리로 나오라는 야당 지도자의 요구가 폭력 운동으로 변화한 이후 벌어진 사건들을 놀라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면서 시위대를 “거리의 테러리스트”라고 비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