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떠다니는 미세 플라스틱 천적은 적조 조류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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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물 응집해 심해에 가라앉혀
KIOST 연구팀 논문 학술지 게재

정부세종청사 내 해양수산부 청사 사옥 건물. 정부세종청사 내 해양수산부 청사 사옥 건물.

‘바다의 불청객’ 적조 조류가 바닷물에 떠다니는 미세 플라스틱을 심해에 가라앉히는 ‘효자 노릇’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백승호·임영균 박사 연구팀은 적조를 일으키는 미세 조류 ‘헤테로시그마 아카시우’가 부유성 미세플라스틱을 응집시켜 해저로 침강시키는 사실을 밝혀 이 결과를 다음 달 5일 자로 발간되는 환경공학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 〈유해 물질〉에 게재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은 헤테로시그마 아카시우 세포 표면으로 분비하는 점액성 물질이 미세 플라스틱에 접착제 역할을 하면서 엉겨붙은 플라스틱의 무게 때문에 해저로 가라앉는 현상을 발견했다.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재질 플라스틱을 비교 분석한 결과 부피에 비해 무거운 PE가 더 쉽게 가라앉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해저에 가라앉은 플라스틱이 다시 분해돼 떠오르지 않는지 살펴봤다. 어둡고 차가운 해저 환경을 재현하고 박테리아가 플라스틱을 분해하는지 점검했다. 가라앉은 미세 플라스틱 표면에 박테리아가 다수 붙어있었지만 다시 분해되지 않고 계속 가라앉아 있었다. 미세 조류에 의해 침강한 플라스틱이 수면으로 재부상하지 않고 계속 축적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이 연구는 해양수산부 연구개발 과제 ‘해양 유입 미세 플라스틱 규모 산정, 이동·축적 예측 기술 개발’ 가운데 ‘이동·축적’ 분야 연구로 내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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