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나라’ 고성 “스포츠산업 도시라 불러주오”
지난해 스포츠팀 2726팀 유치
유치실적 경남도 내 압도적 1위
4만 명 다녀가 227억 경제효과
1분기 전지훈련으로 33억 ‘낙수’
연내 연습장과 숙박시설 확충
고성군이 2024년 방문스포츠팀 유치 실적에서 도내 1위에 올랐다. 고성군 제공
인구 5만 명 남짓한 경남의 한 농촌 지자체가 대한민국 굴지의 스포츠산업 메카로 떠오른다. 연중 체육 이벤트가 이어지고 동절기엔 전지훈련팀까지 유치해 매년 인구의 5배가 넘는 25만 명의 연인원을 동원하고 있다. 국내 최초 공룡발자국 화석 발견지로 ‘공룡 나라’ 애칭이 붙은 고성군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27일 고성군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을 방문한 선수단은 총 2726팀, 4만 1002명이다. 방문 인원에 체류 일수를 곱해 합산한 연인원은 25만 3141명. 고성군 주민등록 인구의 5배가 넘는다. 이를 통한 경제 유발 효과는 227억 원으로 집계된다. 도내 18개 시군을 통틀어 압도적 1위, 2위 창원시(13만 6190명, 122억 원)와 비교해도 곱절 수준이다.
올해도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진행된 동계전지훈련에 9개 종목 180개 팀, 3900여 명 선수가 고성군을 찾았다. 33억 원 상당의 낙수효과를 얻은 것은 물론이다. 고성군 관계자는 “지속적인 노력과 투자 그리고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어우러져 이뤄낸 성과”라고 자평했다.
주력 산업이던 조선업이 불황을 겪으면서 고성군은 ‘스포츠산업’을 새 먹거리 산업으로 점찍었다. 그 후 행정력도 대부분 ‘스포츠 마케팅’에 집중해 왔다. ‘스포츠 마케팅 담당’을 신설하고 ‘스포츠팀 유치 T/F팀’을 별도로 구성한 것이 그 예다. 지난 2011년에는 29억 원을 들여 국내 최초 역도전용경기장까지 건립했다.
고성군의 행보에 체육대회 유치는 꾸준히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2018년 18개 불과했던 체육 대회가 2023년 71개, 지난해 76개까지 늘어났다. 고성군에서는 매주 1개 이상의 체육대회가 열리는 셈이다. 대회 비수기인 1월과 2월 그리고 7~8월은 전지훈련팀으로 빈자리를 메운다.
올해부터 고성군은 소비 기준 지표를 토대로 대회별 경제성을 분석한 뒤, 실효성 높은 대회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 새로운 종목도 적극 발굴할 참이다. 상반기 준공 예정인 고성읍 파크골프장은 중장년 생활스포츠로 스포츠마케팅 범위를 확대할 마중물이다. 이어 6월 개장 예정인 실내야구연습장을 활용해 국내외 프로·실업야구단 전지훈련팀까지 노리고 있다.
유소년 스포츠 인구 유입과 정착을 지원할 ‘스포츠빌리지’도 상반기 준공을 앞두고 있다. 단독주택 4개 동과 다가구주택 3개 동으로 유소년 선수 98명이 거주하며 훈련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숙소 제공을 넘어 유망 선수들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이와 더불어 별도 지방 재정 투입 없이도 긍정적인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비예산 대회 비중를 늘린 계획이다. 고성군은 지난해 10월 치러진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때 핸드볼, 역도, 수상스키, 골볼 등 4개 종목 경기를 가져와 12억 원이 넘는 경제 효과를 봤다.
이상근 고성군수는 “스포츠는 단순한 경기를 넘어 지역 경제와 문화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동력으로 다방면에서 직접적인 경제 효과와 장·단기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면서 “스포츠로 성장하고, 스포츠로 하나 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