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 ‘문턱’ 높은 마을회관, ‘무장애 설계’로 공동체 거점 복원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농어가 인구 중 65세 이상 절반 넘어
높낮이 없애고 안전 손잡이 등 설치
회의·문화 행사·교육 공간으로 부활

1970년대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한 농어촌 지역 마을회관은 입구부터 계단이 시작되고 내부는 불편하고 협소하다. 이에 한국농어촌공사는 고령자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설계 기준을 만들었다. 한국농어촌공사 제공 1970년대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한 농어촌 지역 마을회관은 입구부터 계단이 시작되고 내부는 불편하고 협소하다. 이에 한국농어촌공사는 고령자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설계 기준을 만들었다. 한국농어촌공사 제공

농어촌 지역에서 ‘마을회관’은 주민들의 삶의 중심이다. 식당이자 카페이고, 회의장이자 커뮤니티 센터이기도 하다. 더위와 추위, 위험으로부터 피할 수 있는 대피소 역할도 담당한다. 그런데 마을회관을 이용하는 사람은 변화했지만, 공간은 그 변화를 좇지 못했다. 위험한 출입·내부환경, 비효율적인 공간 이용, 낮은 에너지 효율로 불편이 발생했다.

마을회관이 본격적으로 건설되기 시작한 1970년대부터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마을회관이 그 기능을 다할 수 있는 공간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고령자가 마을회관을 드나들려면 높은 계단과 날카로운 모서리 등 가장 먼저 위험에 노출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신축, 개보수를 하려 해도 별도 기준이 없어 현장에서 혼선이 많다. 이런 현실에 한국농어촌공사가 발벗고 나섰다.

30일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지역개발 전문 기관으로서의 경험을 살려 변화한 농어촌에 적합한 마을회관 설계 기준을 마련했다.

농어가 인구 중 65세 고령자 비율은 52%에 육박한다. 마을회관은 주로 고령층이 이용하는 만큼, 신체적 특성을 고려한 설계가 필요하다. 하지만 손잡이조차 없는 계단으로 올라가야 하는 마을회관도 많다. 내부 또한 좌식 환경으로 설계된 탓에 고령자가 이용하기 어렵고, 날카로운 모서리와 미끄러운 화장실은 낙상사고 발생시 피해를 키운다.

이에 농어촌공사는 ‘무장애 설계 기준’을 마련했다. 마을회관 밖 도로부터 입구까지 경로에 높낮이를 없애고 불가피한 경우, 경사로를 완만하게 조성하게 했다. 바닥 재질도 미끄럽지 않은 소재로 바꿨다. 또 출입문과 내부 시설 곳곳에 안전 손잡이를 설치하고 모서리는 둥글게 처리하며, 화장실에는 미끄럼 방지 타일을 적용하도록 했다.

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마을회관의 주요 활용도는 마을회의, 경로당, 집회, 그리고 문화 행사 및 교육 순으로 높았다. 하지만 지금의 마을회관은 문화 행사나 교육을 진행하기에 공간이 좁다. 마을회관을 이용하는 A씨는 “외부에서 건강검진이라도 오면 회관 밖에서 장시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농어촌공사는 이동식 가벽이나 가변형 가구를 활용해 필요에 따라 공간을 유연하게 변경할 수 있도록 설계 기준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마을회관에서 진행되는 교육 프로그램, 건강관리 서비스, 문화 공연에 이용자가 더 넓은 공간에서 모일 수 있도록 했다.

마을회관을 운영할 때 난방비 등 운영비 부담으로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기존 마을회관은 단열이 취약한 건축재료와 중단열 조적 구조를 사용해 에너지가 비효율적으로 소비되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마을회관에 저에너지 설계 기준을 도입했다. 창호를 비롯한 단열 취약구역에 단열재를 설치하고, 에너지효율등급 1등급 제품을 적용하게 해 단열 성능을 높였다. 또 태양광 설비와 열 회수형 환기장치를 도입해 냉난방 비용 부담을 낮추고, 더 나아가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지속 가능한 건축물이 되도록 기준을 마련했다.

새롭게 마련된 ‘마을회관 설계 가이드라인’은 변화하는 농어촌에 적합한 공간을 제시하고 있다. 농어촌 공동체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병호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공사는 사람·자연·기술이 함께하는 농어촌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마을회관이 다시 한 번 농어민 삶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