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진도 7.7 강진에 1600명 이상 사망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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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도시 만달레이·수도 강타
미 지질조사국 “1만 명 사망 가능”
태국 방콕도 영향 17명 숨져
반군 “회복까지 일시 휴전” 선언

지난 29일(현지 시간)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구조 대원들이 강진으로 무너진 건물에서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9일(현지 시간)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구조 대원들이 강진으로 무너진 건물에서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얀마를 강타한 진도 7.7 강진으로 16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 지진으로 태국에서 공사 중인 고층 건물이 무너져 태국 사망자도 17명으로 확인됐다. 미얀마 군사 정부는 지진 이후에도 반정부 세력에 공습을 가했는데, 미얀마 민주 진영의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는 지진 피해가 회복될 때까지 임시 부분 휴전을 선언했다.

30일(현지 시간)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낮 12시 50분께 미얀마 중부를 강타한 진도 7.7의 강진의 여파로 30일 오전 기준 사망자는 1644명으로 늘어났고, 사망자가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부상자는 3408명으로, 실종자는 139명으로 늘어났다.

이번 지진은 태국 방콕 대도시권과 여러 도시에 영향을 줬지만 사망자는 방콕에서만 나왔다. 현재 확인된 사망자는 17명으로 늘어났는데, 방콕 유명 시장인 짜뚜짝 시장 인근에서 공사 중이던 고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이곳에서만 사망자가 10명이 발생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현재 83명이 실종 상태다.

이번 지진의 진앙은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서남쪽으로 33km,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북북서쪽으로 248km 떨어진 지점이다. 지진 피해 역시 만달레이와 네피도 인근에 집중됐다. 지진으로 인해 네피도 국제공항의 항공 관제탑이 완전히 무너졌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등 많은 국가들이 미얀마 지진 피해 회복을 위한 인도적 지원을 약속했다. 문제는 미얀마가 내전에 휩싸인지 오래라 복구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미얀마 군사정부는 오랫동안 미얀마 소수 민족으로 구성된 무장 세력과 NUG와 대립하고 있다. 미얀마 군정은 지진 이후에도 NUG를 상대로 공습을 감행했다.

NUG는 그럼에도 산하 무장 조직인 국민방위군(PDF)가 지진 피해 지역에서 2주간 군사 작전을 중단하고, 국제연합(UN)과 국제 비정부기구(NGO)와 협력해 구조 활동과 의료 캠프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NUG가 임시 휴전을 선언했지만, 미얀마 군정이 받아들이지 않을 확률이 높다.

지난 28일 지진으로 무너진 태국 방콕 고층 건물 잔해에서 구조 대원이 실종자를 찾는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 28일 지진으로 무너진 태국 방콕 고층 건물 잔해에서 구조 대원이 실종자를 찾는 모습. AFP연합뉴스

미얀마는 인도판과 순다판이 만나는 사가잉 단층 위에 있어 지진이 잦은 나라다. 사가잉 단층은 길이가 약 1200km로 미얀마를 남북으로 가로지른다. 단층 주변에 수도 네피도와 제2 도시 만달레이가 있다. 영국 지질조사국의 지진학자 브라이언 밥티는 “이번 지진은 심각한 지반 진동을 유발했고 많은 미얀마 주민이 목재나 비보강 벽돌 구조 건물에서 거주해 피해가 더 컸다”고 분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으로 사망자가 1만 명 이상에 이를 확률이 71%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를 밝혔다. AFP 통신 등 외신들은 이번 지진의 피해 규모가 큰 이유로 진원 깊이가 약 10km로 매우 얕다는 점을 꼽았다. 또 지진 규모가 7.7로 1950년대 이후 미얀마에서 발생한 가장 큰 지진으로 추정된다.

일본 도호쿠대 도다 신지 교수는 교도통신에 “1839년에도 큰 지진이 있었는데 그 이후 약 200년간 축적된 뒤틀림을 이번 지진으로 분출한 듯하다”며 “아직 단층의 어긋난 상태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여 주변 지역과 네피도 방면 등에서 앞으로 규모 7을 넘는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미얀마 지진 규모는 지난해 1월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7.6의 노토반도 지진과 비슷하다. 하지만 노토반도 지진 희생자가 570명인 것에 비해 미얀마 지진 피해자는 지금까지 집계된 것만 해도 3배 이상이다. 만델레이에 120만 명이 사는 데다, 건물 내진 설계도 거의 되어 있지 않아 피해가 컸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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