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방치 장생포선 공장용지 부활하나
울산시, 개발 실시계획 승인
축구장 4개 규모 공장용지 풀려
한국바스프 등 10개 기업 투자
“공장 확장·일자리 창출 기대”
울산미포국가산단을 통과하는 장생포선 폐선 부지 2만 7176㎡가 기업 공장 용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울산시 제공
8년째 방치된 울산 장생포선 폐선 부지를 기업에 공장용지로 제공하는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 27일 장생포선 철도 부지에 대한 공장부지 조성 사업 시행자 지정과 실시계획을 승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2100억 원을 투입하는 한국바스프(주)를 비롯해 10개 기업이 다음 달부터 부지 매입과 공장용지 조성을 본격화한다. 지난해 6월 국토교통부가 장생포선 노선폐지를 고시한 이후 9개월 만이다.
울산미포국가산단을 통과하는 장생포선(태화강역~옛 장생포역)은 1952년 9월 3.6km로 개통했다. 애초 6·25 전쟁 당시 부산과 울산을 통해 뭍으로 군수물자를 원활하게 실어 나르기 위해 설치한 철도노선이다. 60년대 중반부터 SK에너지, 한국석유공업 등의 유류 화물을 취급하는 전용 노선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도로망이 확충되고 물류 방식도 변화하면서 2018년부터 기차를 운행하지 않았다.
그 뒤 같은 해 4월 SK에너지 사유지에 있던 1.4km 구간은 노선을 철거하고 용도 폐지했다. 인근 기업들은 줄곧 남은 폐선 부지를 부족한 공장용지로 활용하도록 규제를 풀어 달라고 요구했다. 울산시도 ‘산단 내 폐선’이라는 특수성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고려해 해당 부지를 기업에 제공하는 방안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했다. 그 결과 남은 철도 노선 중 산업단지에 포함되는 1.9km 구간, 축구장 3~4개 크기인 총면적 2만 7176㎡(87필지)가 이번에 공장용지로 풀리게 됐다. 지형상 활용이 어려운 0.3km 구간은 존치하기로 했다.
울산시는 이번 폐선 부지 공급에 따라 용지난에 허덕이는 기업들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한국바스프(주) 울산화성공장은 2100억 원을 들여 폐선 부지에 대규모 신규 공장을 건립할 예정이어서 생산 능력 확대와 고용 창출 등이 기대된다.
이 밖에도 월드이엔텍, 예강산업사, 영남스틸, 영남기계, 아이엠티, 부광오토(주), 동해가스산업(주), 대정테크, (주)태성산업 등이 부지를 확보해 생산 확충에 나선다. 1962년 조성한 울산미포국가산단은 이미 포화 상태로,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입주 기업만 1000여 개에 달했다.
울산시는 “장기간 활용처를 찾지 못한 폐선 부지에서 실질적인 투자와 고용이 이뤄지도록 최대한 지원하고, 기업이 사용하지 않는 부지에는 공원 등을 조성할 것”이라며 “이러한 조치들이 미포국가산단 경쟁력 강화는 물론 제조업 전반의 재도약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울산시는 2022년 10월부터 노선 인근 기업들과 간담회를 열고 투자 수요 등을 파악했다. 그후 2023년부터 국가철도공단에 노선 폐지를 공식 요청하고 현장 점검과 관계기관 협의에 주력했다. 특히 지난해 초 윤석열 대통령이 울산 민생토론회에서 장생포선 부지 활용에 대한 정잭적 지원 의지를 밝히면서 후속 조치가 급물살을 탔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