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추경’ 공감했지만… 여야, 규모 놓고 ‘10조 vs 35조’ 충돌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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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국회서 원내대표 회동…추경 본격 논의
여당 “시급한 예산” vs 야당 “쭉정이 추경”
피해복구 시급 공감… 합의 가능성 열려

우원식 국회의장(가운데)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 권 원내대표, 우 의장, 더불어민주당 박 원내대표,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 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가운데)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 권 원내대표, 우 의장, 더불어민주당 박 원내대표,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 연합뉴스

최근 전국을 강타한 ‘역대급 산불’에 여야가 피해 복구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추경 규모를 두고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여당은 산불 피해와 긴급 대응을 위한 ‘10조 원 필수 추경’의 조속한 처리를 주장하고, 야당은 민생 회복을 위해 최소 35조 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31일 오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열고 추경 논의에 착수했다. 여야가 추경 규모를 두고 입장차를 보여 이날 회동은 시작 약 1시간여 만에 협의 없이 종료됐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10조 원 필수 추경’에 대해 “여야 간 쟁점이 없고 반드시 시급히 처리해야 될 예산만 담았다”며 “산불 피해라든가 인공지능(AI), 통상 문제 대응을 위한 시급한 추경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추경을 먼저 시급하게 통과시킨 다음에 여당과 야당이 요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논의 구조를 만들어야 국민들께서 안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산불 추경’은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국회에서 다른 무엇보다 최우선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추경 통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안의 추경 규모가 지나치게 작아 실효성이 없다고 봤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정부의 추경안에 대해 “알맹이 하나 없는 쭉정이”라고 평가절하하며 “민생 추경을 몇 달 전부터 요구했지만 아직까지도 구체안이 없다. 이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이날 서울 종로구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추경안에 대해 “다행이긴 한데 너무 적고 내용도 매우 부실하다”며 “이런 정도 규모로 경제 회복이 되겠냐. 민생 회복이 되겠냐”고 언급했다.

앞서 국회와 정부는 지난달 여야정 국정협의회를 가동하고 추경 편성에 대한 논의를 이어왔으나, 구체적 항목과 규모를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민주당은 ‘전국민 25만 원 소비쿠폰 지급’을 포함한 35조 원 규모의 추경을 주장해 왔고, 국민의힘은 15조 원 안팎의 추경안을 요구해 왔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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