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시리아 테러단체에 자금 지원… 외국인 유학생 징역형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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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20대 유학생 징역 10개월
시리아 테러단체 ‘KTJ’에 암호화폐 보내
한국서 ‘뺑소니’로 추방된 후 미국 밀입국
국제 공조 통해 지난해 12월 국내 송환

KTJ 테러전투원 1인 무장 비용 홍보물. 부산경찰청 제공 KTJ 테러전투원 1인 무장 비용 홍보물. 부산경찰청 제공

유엔이 지정한 시리아 테러단체에 암호화폐로 자금을 지원한 외국인 유학생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7단독 심학식 부장판사는 공중 등 협박 목적 및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위한 자금조달 행위 금지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우즈베키스탄 국적 20대 A 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추징금 약 77만 원을 2일 선고했다.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 유학생인 A 씨는 2022년 1∼2월 두 차례에 걸쳐 시리아 테러단체 KTJ(Khatiba al-tawhid wal-jihad)에 77만 원 상당 암호화폐를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가 보낸 77만 원은 KTJ 전투원 1명이 무장하는 데 드는 비용으로 추산된다.

심 부장판사는 “테러단체에 자금을 제공하는 건 테러 단체의 존속을 돕는 행위로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A 씨가 테러단체에 제공한 금액이 적다고 보기 어렵고, 테러단체에 가담한 자체만으로도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KTJ는 2014년 중앙아시아 중심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이 설립했고, 2016년 키르기스스탄 중국 대사관을 공격한 단체다. 2022년 3월 유엔이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2016년부터 부산에서 대학에 다닌 A 씨는 유학 기간에 같은 국적인 B 씨와 친구가 됐고, 시리아로 넘어가 KTJ 조직원이 된 B 씨에게 암호화폐로 테러 자금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조사 결과 B 씨는 SNS를 통해 한국에 있던 A 씨를 포섭했다.

A 씨는 한국에서 뺑소니 사고를 내 2022년 9월 강제 추방됐고, 2023년 2월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밀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검찰은 인터폴과 미 연방수사국(FBI) 등과 공조해 A 씨를 붙잡아 지난해 12월 국내로 송환했다. 테러방지법 제정 후 테러사범 외국인을 국내로 강제 송환한 사례는 A 씨가 처음이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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