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값 올해도 뛰나… 재배 면적 3000ha 산불 피해 신고
전국 사과 재배 면적 9% 해당
“정밀조사 실제 피해 산출 필요”
참외·풋고추 도매가격은 급등
소비자물가가 석 달 연속 2%대 오름세를 나타냈다. 축산물(3.1%)과 수산물(4.9%) 오름폭이 컸으며, 특히 무(86.4%), 배추(49.7%), 양파(26.9%) 가격의 오름폭이 컸다. 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무와 배추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영남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일부 농작물 가격이 오르고, 특히 사과 과수원에서 산불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가 많았다. 작년처럼 사과가격이 다시 불안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농식품부는 “사과는 현재 개화기가 아니고 싹이 트는 시기여서 어느 정도 산불 피해가 있는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민식 농식품부 수급안정지원단장은 2일 “사과 주산지인 경북에서 산불로 피해를 당했다고 신고한 사과면적이 3000ha인데 이것은 순수하게 신고면적”이라며 “사과는 이제 막 발아된 상태로 가지 끝에 싹이 나오기 시작한 상태”라고 말했다.
산불 피해가 있었던 경북 의성·안동·영덕·영양·청송 등은 전국 사과 재배 면적의 25%를 차지한다. 또 3000ha는 우리나라 전체 사과 재배 면적의 9%에 이른다.
이 관계자는 “발아 상태에서 화기를 맞은 것은 그나마 좀 다행스럽다”며 “얼마나 피해가 있는지는 4월 20일 전후로 개화가 돼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산불 피해가 큰 것으로 조사되면 사과 가격이 들썩일 가능성이 있다. 수확기인 8월이 오기도 전에 사과가격이 먼저 오르면서 1년 내내 사과가격이 높게 유지될 수도 있다.
농식품부는 대형산불이 발생한 지역이 사과 외에도 봄배추 마늘 건고추 자두 등의 주산지라고 밝혔다. 그러나 봄배추와 고추는 아직 본밭에 옮겨 심기 전으로 실제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마늘은 산지와 거리가 있는 평지에서 재배되고 있어 공급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참외는 도매가격이 급등했다. 2일 가락시장에서 5kg 상품이 6만 6400원으로, 1주일 전(3만 8645원)보다 71.8% 급등했다. 풋고추 도매가격도 4월 2일 10kg 특상품이 10만 원으로, 1주일 전(7만 8765원)보다 27.0% 올랐다. 도매가격은 점차 소매가격에 반영된다.
한편 3월 소비자 물가는 1년 전보다 2.1% 올라 3개월 연속 2%대 초반을 나타냈다. 특히 환율 상승으로 가공식품 물가가 3.6% 올랐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은 김치(15.3%) 커피(8.3%) 빵(6.3%) 햄 및 베이컨(6.0%) 등이 주도했다.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영덕까지 번진 가운데 영덕군 지품면 복곡리 한 과수원 사과나무가 불에 타거나 그을려 있다. 연합뉴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