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복귀 이후 바라보는 여, 조기대선 준비하는 이재명
윤석열 탄핵 선고 이틀 앞, 기각·인용 엇갈리는 ‘선고 이후’
권영세 “민주, 탄핵 결과 승복 얘기 해야”
이재명 “탄핵 결과 승복은 尹이 하는 것”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정문에서 경찰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가 탄핵심판 승복 공방 속 선고 이후의 시나리오 준비에 나선다. 국민의힘은 기각을 자신하며 개헌론을 띄우기 시작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만장일치 인용을 확신하며 조기 대선 행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국회 본회의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은 결과가 어떻든 헌법기관의 결정을 존중하고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며 “민주당도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헌정 질서를 지키고 헌재 판단을 온전히 수용한다는 입장을 국민들에게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유혈사태’ 발언을 겨냥해서는 “어느 한 민주당 의원은 헌법재판소의 불의한 선고에는 불복하고 저항해야 한다며 불복을 예고한 건 헌정 질서를 거부하는 위험한 언사”라며 “의원으로서 헌법 수호 의지가 없다는 걸 분명히 드러낸 것으로 기본 자질이 의심된다”라고 꼬집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이 복귀하면) 대한민국 전역이 군사계엄에 노출되는 일인데 엄청난 혼란과 유혈 사태를 감당할 수 있을지 상상해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탄핵안 기각 시나리오에 맞춰 윤 대통령의 직무 복귀를 촉구하기도 했다. 권 비상대책위원장은 “탄핵심판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민주당과 이 대표의 국정파괴 행위로 인해 대한민국의 국가기능은 사실상 마비 상태에 이르렀다”며 “이제 대통령이 조속히 직무에 복귀해 멈춰 선 국정을 재정비하고 민생을 돌봐야 할 것”이라고 윤 대통령 국정 복귀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헌재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윤 대통령 직무 복귀에 대비한 현안 보고 준비 등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차원에서 개헌론을 띄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미 최종 변론을 통해 “잔여 임기에 연연할 이유가 없다”며 “개헌과 정치 개혁 추진에 임기 후반부를 집중하려 한다”고 했다. 자신의 임기를 단축해 내년 6월 지방선거와 대선을 같이 치르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이에 윤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한다면 여당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맞춰 개헌을 화두로 던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헌재 선고가 지연되며 숨을 고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민생·경제 행보를 재개했다. 이 대표는 2일 오후 소상공인연합회와 간담회를 열었다. 지난달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나 청년 취업 지원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한 지 13일 만의 경제 관련 일정이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민의 삶을 챙기는 것이 정치 본연의 임무인데 정치 때문에 오히려 경제가 더 나빠져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소상공인 지원 정책에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또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는 자신이 주장해 온 근로소득세 완화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대기업 초부자감세 와중에 근로소득세의 조세 부담률만 증가했다고 한다. 이러니 ‘월급쟁이가 봉이냐’는 말이 끊이지 않는 것”이라며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근로소득세 기본공제는 16년째 그대로여서 사실상 ‘강제 증세’를 당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00만 월급쟁이의 삶이 곧 민생이다. 근로소득세 기본공제를 현실화해 월급쟁이의 유리지갑을 지켜내고 가처분 소득을 늘리는 정책이 시급하다”라며 “이는 좌우의 문제가 아닌 형평성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보폭이 다시 빨라진 것과 관련, 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탄핵 인용에 자신을 가지고 조기 대선 모드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만장일치 인용을 자신하며 “국민의 명령에 따라서 4일에 선고하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3주 전 한 방송에서 헌재 결정에 당연히 승복한다고 했던 입장에 여전히 변함이 없냐’는 질문을 받고 “승복은 윤석열이 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인용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