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펜싱 저변 확대 위해 여자 사브르 실업팀도 창단돼야” 한우리 동의대 펜싱팀 감독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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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각종 전국 대회 우수 성적
전국체전 사브르 단체 정상 도전
국제펜싱연맹 코치위원으로 활동
구본길·김준호 등 국대 선수 지도

“부산이 펜싱 명문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선 남자 사브르 실업팀에 이어 여자 사브르 실업팀도 창단돼야 합니다. 펜싱 인구의 저변 확대와 지역 스포츠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전국 대회를 휩쓸며 부산 펜싱의 자존심을 지켜준 동의대학교 펜싱팀 한우리 감독은 여자 사브르 실업팀 창단에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시청 남자 펜싱팀은 지난 1월 사브르 종목에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구본길과 기대주 조용준 두 선수를 전격 영입해 사브르 실업팀을 새로 꾸렸다. 구본길은 동의대 출신으로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 사브르 남자 단체전 금메달로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하며 ‘사브르팀 맏형’으로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번 영입은 파리 올림픽 이후 국민체육진흥공단과의 계약이 만료되면서 연고지인 부산에서 펜싱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구본길의 의사가 실업팀 창단으로 연결된 것이다.

한우리 감독은 “구본길은 지난해 조지아트빌리시월드컵 사브르 단체전 1위,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사브르 개인전 1위 등 사브르계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며 “스포츠계를 넘어 대중의 인지도가 높은 구본길의 영입은 올해 부산에서 열리는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등 국내외 대규모 체육 행사와 맞물려 부산을 홍보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 감독은 또 “함께 입단한 조용준은 2002년생으로 제62회 종별펜싱선수권대회에서 단체 1위를 달성한 실력파 선수로 앞으로 활약이 기대되는 유망주”라고도 설명했다. 부산시청 남자 펜싱팀은 그동안 에페 종목으로만 운영됐으나 이번 영입으로 선수단 규모가 사브르까지 확대된 것이다.

한 감독은 지난해 동의대 펜싱팀을 전국 최강자로 이끈 명조련사이다.

동의대 펜싱팀은 지난해 5월 충남 청양군 청양군민체육관에서 개최된 제42회 한국대학연맹회장기 전국남녀대학펜싱선수권대회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우승하는 등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지난해 6월에는 충북 제천시 제천체육관과 어울림체육센터에서 막을 내린 제62회 전국남녀종별펜싱선수권대회 대학부 사브르 여자단체전에서 2연패를 달성하기도 했다. 당시 이다은, 김윤서, 장지원, 김나애가 출전한 사브르 여자 단체 결승전에서 한국체대 선수들을 상대로 시종일관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인 결과 45-38로 이겨 우승을 차지했다.

동의대 펜싱팀은 지난해 전국체전에서는 남자 일반부 사브르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땄고, 남자 일반부 사브르 개인전에서는 김준형이 3위를 차지했다. 여자 일반부 사브르 개인전에서는 장지원이 동메달을 목에 걸어 부산 펜싱의 자존심을 세웠다.

한 감독은 뛰어난 용병술을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국제펜싱연맹(FIE) 코치위원에 당선됐고, 아시아펜싱연맹(AFC) 홍보위원으로도 선임됐다.

한 감독은 “선수들이 국가대표 동문 선배를 보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열심히 훈련에 임해 각종 전국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대학 정상에 만족하지 않고 학생들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기술을 교육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올해 부산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서 남녀 사브르 단체전 우승을 꼭 차지하고 싶다. 올해도 지난해처럼 많은 훈련량을 소화한 만큼 각종 전국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 원주 출생의 한 감독은 고등학교 1학년인 2001년부터 검을 들었다. 이어 2004년 동의대 레저스포츠학과에 입학한 뒤 7년간 펜싱 선수로 뛰었다. 한 감독은 고교 시절 펜싱 유소년 국가대표로 선발됐고, 아시아청소년대회에 나가 국제 경험을 쌓았다. 대학 시절에는 국제펜싱연맹 시니어대회에도 출전했다.

한 감독은 2011년부터 동의대 펜싱팀 코치를 시작으로 감독까지 올랐다. 그는 구본길과 김준호 등을 지도하기도 했다.

동의대 펜싱팀은 2001년에 창단됐다. 긴 역사는 아니지만, 창단 이후 오은석과 윤지수, 최수연, 이라진 등 출중한 국가대표를 배출할 정도로 국내 펜싱계의 요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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