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싸움 바쁜 통신 3사, 소비자 편익은 ‘뒷전’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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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SKT와 시가총액 1위 경쟁
LG유플러스는 가입회선 다툼
소비자 혜택 위한 개선책 없어

공정거래위원회 문재호 카르텔조사국장이 12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이동통신 3사가 2015년 11월부터 2022년 9월까지 번호이동 순증감 건수가 특정 사업자에게 편중되지 않도록 상호 조정하기로 합의하고 실행한 것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천140억원(잠정)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 문재호 카르텔조사국장이 12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이동통신 3사가 2015년 11월부터 2022년 9월까지 번호이동 순증감 건수가 특정 사업자에게 편중되지 않도록 상호 조정하기로 합의하고 실행한 것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천140억원(잠정)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통신 3사 순위 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KT는 SK텔레콤과 시가총액 1위 경쟁을, LG유플러스는 KT와 이동통신 가입회선(사물인터넷 포함) 2위 경쟁을 펼친다. 이동통신 시장이 외형적 성장에 한계를 드러낸 가운데 통신 3사의 자존심 싸움만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5697만 회선이었던 휴대전화 가입자는 지난해 12월까지 연속 감소해 5687만 회선으로 약 10만 회선이 줄었다. 올해 1월 5693만으로 소폭 반등했으나 성장세가 꺾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5G 데이터 트래픽도 증가세가 둔화됐다. 매년 12월 기준 5G 데이터 트래픽 증가율은 2020년 149%에서 2021년 77%, 2022년 38%, 2023년 19%, 2024년 11%로 줄어들고 있다.

이처럼 외형적 성장이 한계를 보이자 통신 3사는 투자 축소와 수익성 개선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특히 KT가 ‘주주 환원’ 경쟁에 불을 붙이면서 주가를 끌어올렸고 그 결과 SK텔레콤에 시가총액 역전을 이뤄냈다.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한 KT는 인건비 절감 효과 등으로 올해 1분기 수천억 원의 영업이익이 난 것으로 분석된다. KT의 시총 역전과 관련해 SK텔레콤 측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SK텔레콤이 SK스퀘어를 분사한 사실을 감안하면 기업 규모의 차이가 크다는 지적 때문이다. 2일 기준 KT의 시총은 12조 2483억 원으로 SK텔레콤(11조 9208억 원)에 앞서지만 SK스퀘어는 시총이 12조 9675억 원에 달한다.

KT는 LG유플러스와 무선통신 회선 수 경쟁에도 적극 나선 상태다. 올해 1월 기준으로 KT는 휴대전화 가입 회선 수에서 LG유플러스에 200만 회선 이상 앞선다. 반면 사물인터넷통신 회선에선 LG유플러스가 400만 회선 이상 앞선다. 그러나 두 회사의 격차는 휴대전화와 사물인터넷통신 모두 줄어드는 모습이다. 이처럼 통신 3사가 순위 경쟁에 열을 올리지만 소비자 편익과 연결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통법 폐지에도 과거와 같은 번호이동 경쟁이 벌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3사 모두 가입자 유치 경쟁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는 사실에 신경을 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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