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한령’ 해빙 무드?… 관세 전쟁 속 주변국 다지기
사드 이후 8년 만 한국 가수 공연
앞서 비자 일시 면제 등 달라져
시진핑, 동남아 3개국 순방 등
우호·협력 위에 공동 대응 강조
캐나다산 원유 수입↑ 미국산↓
말레이시아에서 캄보디아로 떠나는 시진핑. AFP 연합뉴스
‘사드 사태’ 이후 8년 만에 한국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개최했다. 이번 공연으로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를 알리는 신호가 아니냐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데, 미중 관세 전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주변국과의 관계를 재정비하려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17일 외교가에 따르면 한국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투어 공연을 무사히 마쳤다. 2016년 중국은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에 반발해 한국 음악과 드라마, 영화 등 한국 문화 활동을 중국 내에서 제한하는 비공식적 ‘한한령’을 적용해 왔다.
한국 가수의 중국 공연은 8년 동안 굳게 닫힌 문이 열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이날 공연은 중국 남부 하이난성과 제주도의 자매결연 3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의 일환으로 성사됐다. 이날 호미들뿐만 아니라 트로트 가수 윤수현도 무대에 올랐다.
앞서 이달 초에는 한국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이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과 만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한국인에 대한 관광 비자 일시 면제를 발표하는 등 한국에 대한 태도 변화가 감지된다. 미국과는 관세를 놓고 ‘혈투’를 벌이고 있지만 주변국과는 우호와 협력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10~11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월 중국 하얼빈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이 같은 의중을 밝혔다. 당시 시 주석은 “문화 교류는 양국에 매력적인 부분으로 문제가 불거지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국회의장실이 전했다.
시 주석은 17일 동남아 3국 순방 중 마지막 목적지인 캄보디아를 찾아 교류 협력과 대미 공동 대응을 강조했다. 캄보디아는 중국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고, 중국산 상품의 대미 우회 수출 경로로 여겨지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49%의 상호 관세를 부과한 상황이다.
중국이 외교적으로 주변국과 우호 관계를 다지는 것과 동시에 미중 관세 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적으로도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산 원유 수입을 줄이는 대신 캐나다산 원유를 역대 최대로 수입했다. 에너지 시장 분석 업체 보르텍사 자료를 보면 중국의 지난달 캐나다산 원유 수입량은 730만 배럴로 급증했고, 4월 수입량은 이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중국이 수입하던 캐나다산 원유량은 미미했다.
반면, 미국산 원유 수입량은 지난해 6월 기준 2900만 배럴로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최근에는 한 달 300만 배럴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중국은 지난 2월 미국에 대한 관세 보복의 의미로 미국산 원유에 10% 추가 관세를 매겼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