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던 고성 유스호스텔 마침내 문 연다
공정률 98%, 건축물 공사 완료
외부 조경, 내부 집기 설치 남아
4개 동 46객실 최대 192명 수용
5월 중 준공·위탁 사업자 선정
6월 시범 운영 후 7월 정식 운영
경남 고성군이 스포츠산업도시 도약을 이끌 마중물로 추진해 온 유스호스텔이 마침내 운영에 들어간다.
숙박업계 반발에다 군의회의 딴죽, 공사비 폭등 등으로 가다 서기를 반복한 지 꼬박 6년 만이다.
고질적인 숙박시설 부족 문제를 해소하면서 지역 경제에도 활기를 불어넣는 명소가 될지 주목된다.
30일 고성군에 따르면 이날 기준 유스호스텔 건립 사업 공정률은 98%다. 건축물 공사는 이미 끝났고, 지금은 외부 조경과 내부 집기 설치를 진행 중이다.
남은 공정을 고려할 때 오는 15일을 전후해 준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성군은 조만간 운영자를 공개 모집해 이달 중 위탁 사업자를 선정을 마무리하고 6월 시범 운영을 거쳐 7월부터 정식 운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유스호스텔은 2019년 민선 7기 백두현 전 군수가 준비한 프로젝트다.
인구 5만 명 남짓인 고성은 주력 산업으로 육성한 조선 산업이 제 몫을 못 하자 사계절 운동이 가능한 천혜의 자연 조건을 바탕으로 스포츠 마케팅에 집중했다.
이를 토대로 2018년 한해 18개 불과했던 전국·도 단위 체육 대회를 지난해 76개로 늘렸다. 매주 1개 이상의 대회가 열리는 셈이다.
경제 유발 효과는 227억 원 상당으로 분석됐다.
5월 중 준공을 앞둔 고성군 유스호스텔 건설 현장. 고성군 제공
그러나 열악한 숙박시설 탓에 제대로 된 낙수효과를 누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상당수 출전팀이 인접한 통영에 여장을 풀면서 정작 소비는 지역 밖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유스호스텔은 이런 현실을 극복하려 준비한 시설이다. 8747㎡ 부지에 연면적 7199㎡, 지하 2층·지상 9층 4개 동 규모다. 객실 수는 46개, 최대 수용인원은 192명이다. 여기에 다양한 편의시설과 국제회의·연수·워크숍·전시회 등 마이스(MICE) 산업을 수행할 300명 규모 대형 컨벤션 시설도 갖췄다.
특히 세계적 건축가 승효상 전 국가건축위원장이 설계를 맡아 단순한 숙박시설이 아닌 국내 최고 건축물로 차별화했다.
최초 사업비는 240억 원. 고성하이화력발전소 사업자인 고성그린파워가 출연한 상생협력 기금 140억 원에 산자부 전력산업기반기금 100억 원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고성그린파워가 공사를 발주해 준공 후 고성군에 기부하는 조건으로 2021년 7월 첫 삽을 떴다.
그런데 착공 3개월도 안 돼 군의회에 발목이 잡혔다.
고성군의회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숙박업계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뒤늦게 제동을 걸었다. 숙박업계는 숙박료가 저렴한 유스호스텔이 들어서면 투숙객이 줄어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반대했다.
이상근 고성군수가 유스호스텔 준공 전 최종 현장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고성군 제공
이후 사업은 사실상 무산되는 듯하다 2022년 민선 8기 들어 이상근 군수가 취임해 군의회와 숙박업계를 설득해 해결 물꼬를 텄다. 그 결과 1년 7개월 만인 2023년 3월 공사를 재개했다.
그러나 이번엔 폭증한 공사비에 다시 발목이 잡혔다. 공사가 중단된 사이 자재비와 인건비가 크게 오르면서 애초 240억 원이던 사업비가 최소 340억 원 이상으로 증가한 것이다.
다급해진 고성군은 정치권과 산자부, 한국전력공사 전력기금사업단을 찾아다니며 사업비 확보에 사활을 걸었고, 지난해 4월 추가 지원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최근 준공 전 최종 현장점검까지 마친 이상근 군수는 “지역 숙원 사업이 드디어 끝이 보이는 것 같다”면서 “단순한 숙박시설이 아닌 고성군을 대표하는 상징적 건물이자 미래를 위한 기반 시설이 되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