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 채운다는 것 外
■채운다는 것
주인공 ‘잔’은 할머니의 홍차를 담는 고급스러운 찻잔이다. 어엿한 찻잔이 되기 위해 온갖 노력으로 지식을 쌓고, 이상으로 삶을 채워간다. 갑작스러운 사건으로 잔은 더 이상 찻잔이 아니게 된다. 찻잔의 정체성을 가지고 자랑스럽고 살아온 잔은 자신의 존재 전체를 무너뜨리는 가혹한 시련을 마주한다. 다다 아야노 글·그림/고향옥 옮김/파스텔하우스/32쪽/1만 6800원.
■내 눈에만 보이는 아이
“죽는 건 말이지, 우리 곁에서 사라지는 거란다. 슬픈 일이지. 하지만 사라질 뿐이지 잊히는 건 아냐.” 죽음을 이해하고 아픔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린 책이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이별, 어린 소녀가 오롯이 느낀 이별의 감정을 담담하면서도 섬세하게 담아냈다. 작가 본인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향안 글·이주안 그림/아이음 북스/112쪽/1만 3800원.
■제발 돌아와, 내 머리카락!
아빠 머리에서 탈출한 머리카락과 이를 뒤쫓는 아빠의 유쾌한 소동을 그린 동화이다. 머리카락을 되찾기 위한 아빠의 고군분투는 슬랩스틱 코미디처럼 익살스럽게 펼쳐지며 웃음을 자아낸다. 식당, 빵집, 동물원 등 다양한 곳에서 벌어지는 머리카락 추격전은 빠른 전개와 기발한 상상력으로 시선을 붙잡는다. 외르크 뮐레 글·그림/김영진 옮김/주니어RHK/72쪽/1만 4000원.
■나의 커다란 초록 손
배우 매슈 그레이 구블러가 직접 쓰고 그린 그림책. '커다란 초록 손'을 가지고 태어난 주인공 ‘레노어’가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자신의 진짜 모습과 마주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나와 초록 손의 꿈결 같은 모험을 통해 '다름'을 포용하는 용기, 진정한 '나다움'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매슈 그레이 구블러 글·그림/심연희 옮김/창비교육/232쪽/1만 6800원.
■두더지의 조금 용감한 하루
평소 부끄러움이 많은 두더지는 어느 날, 친한 친구 토끼의 파티에 초대받는다. 두더지는 파티에 가고 싶지만, 모르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 불편하다. 하지만 꼭 와 주었으면 좋겠다는 토끼의 편지에 용기를 내어 집을 나선다. 두더지는 토끼 집을 가면서도 다시 돌아갈지 그냥 갈지 계속 망설이고 고민한다. 마야 다츠카와 글·그림/장미란 옮김/책읽는곰/40쪽/1만 5000원.
■우리는 고래
처음 넓은 바다로 나간 쇠고래와 혹등고래는 서로에 대한 믿음과 설렘을 갖고 작은 모험을 시작한다. 두 고래의 첫 심부름은 대왕고래 할아버지에게 크릴새우 머핀을 전하는 것! 도중에 만난 여러 친구들 덕분에 두 고래는 두려움과 걱정을 떨쳐 버리고, 서로를 존중하며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최지예 글·그림/모든요일그림책/52쪽/1만 7000원.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