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사퇴’ 시각 차 보인 정청래·박찬대… 당심 판단은
박찬대 “결정하라” 17분 후 전격 사퇴, 대통령실 교감설
정청래 “인간적으로 위로”·박찬대 “결단에 감사”…대조적 반응
당내 반응 엇갈려…명심 부각 VS 당 결집 실패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달장애 자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후폭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당권주자 정청래, 박찬대 의원이 강 후보자의 사퇴를 두고 시각차를 드러내며 ‘명심’ 논란으로까지 확대되는 모양새다.
강 후보자는 23일 오후 2시 30분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사의를 표명한 뒤 3시 47분 자신의 SNS를 통해 “그동안 저로 인해 마음 아프셨을 국민께 사죄의 말씀과 저를 믿어주시고 기회를 주셨던 이재명 대통령께도 한없이 죄송하다”며 “많이 부족하지만, 모든 것을 쏟아부어 잘해 보고 싶었지만 여기까지였던 것 같다”고 사퇴를 발표했다.
강 후보자의 이번 자진 사퇴 발표는 박찬대 민주당 대표 후보의 사퇴 촉구 메시지가 나온 지 17분 만에 이뤄졌다. 강 후보자 사퇴 발표 전 박 후보는 SNS를 통해 “아프지만, 누군가는 말해야 하기에 나선다. 우리는 민심을 담아 나아가야 한다”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렵고 힘들지만 결정해야 한다. 강 후보자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 후보자에게 사퇴를 주문했다. 이후 사퇴 소식을 접한 박 후보는 “강선우 의원이 결단을 내려줘 감사하다”고 전했다.
박 후보의 사퇴 촉구 직후 강 후보자가 실제로 자진 사퇴하자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명심과 관련된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전당대회를 목전에 두고 정 후보가 초반 승기를 잡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이심전심을 내세우며 반전의 승부수를 던진 것이란 풀이다. 박 후보는 이 후보자와 사전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따로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박 후보의 이 같은 행보는 줄곧 강 후보자를 옹호해 온 당권 경쟁자 정 후보와 대비된다. “동지란 이겨도 함께 져도 함께, 비가 올 땐 같이 비를 맞아 주는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강 후보자를 지지했던 정 후보는 이날 강 후보자의 사퇴 소식에 “인간 강선우를 인간적으로 위로한다”고 했다. 위로 메시지를 통해 강 후보자를 지지했던 당원을 끌어안는 입장을 취한 것이다.
강 후보자를 둘러싼 두 후보 간 입장 차가 드러나면서 상대적으로 정청래 후보는 당심, 박찬대 후보는 민심을 강조하는 듯한 모양새가 됐다. 박 후보의 선택을 두고 당원들 사이 의견도 갈라진다.
박 의원이 인사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의 부담을 덜기 위해 총대를 멨다는 반응이 나오는 한편, 우리 편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내에선 강 후보자 사퇴 후폭풍이 다음 달 2일 치러지는 민주당 전당대회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도가 커지고 있다.
사퇴한 강 후보자의 후임으로는 민주당 전현직 의원과 부산의 서은숙 전 최고위원이 하마평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현역의원인 강 후보자가 보좌진 갑질 의혹으로 낙마하면서 전현직 의원 재임명이 부담스러워진 분위기 속에서 서 전 최고위원 등 원외인사가 부상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