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군 수해에 희비 엇갈린 여름 축제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재난 상황 국민 정서에 어긋나”
26일 예정 거제 해양축제 취소
“지역 경제 활성화도 고려해야”
통영 밤밤페스타는 개최하기로

지난해 열린 거제 바다로세계로 행사 모습. 거제시 제공 지난해 열린 거제 바다로세계로 행사 모습. 거제시 제공

경남 내륙을 강타한 극한 호우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속출하면서 개막을 목전에 둔 지역 축제들도 비상이다. 지자체마다 취소와 강행을 놓고 고민인 가운데, 국가적 재난 상황에 애도 분위기에 동참해야 한다는 의견과 침체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준비된 행사는 치러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다.

거제시는 오는 26일부터 27일까지 열릴 예정이던 ‘2025 거제여름해양축제(옛 바다로 세계로)’를 전격 취소했다. 수마가 할퀸 상처에 전국 곳곳이 고통받는 상황에 웃고 즐기는 이벤트는 적절치 못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지난 주말 쏟아진 기록적 폭우에 전국에서 23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 상태다. 이중 경남이 사망 13명, 실종 1명으로 인명피해가 가장 크다.

거제시 제공 거제시 제공

거제시 관계자는 “인근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피해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축제성 행사는 시민 정서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면서 “취소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고 방문객과 시민 불편이 없도록 후속 대응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사전 신청을 완료했거나 어린이·가족 단위 참여자를 위한 일부 체험행사는 제한적으로 진행한다. △종이배조선소 대회 △워터페스타&스피드 챌린지 △해양레포츠 체험 △체험부스존 △프리마켓 △푸드 스트릿(지역 음식점 참여) △오션 릴레이 레이스(구조라해변) △블루플로깅 & 정크아트 등이다.

반면 통영시는 26일로 예고한 ‘대한민국 밤밤페스타 & 캔들라이트 콘서트’를 계획대로 진행한다. ‘대한민국 밤밤페스타’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 통영시 주최로 올해 처음 선보이는 야간관광 특화도시 공동 콘텐츠다. ‘밤이 더 빛나는 날, 밤이 더 맛나는 날’을 주제로 통영과 부산, 인천, 대전, 전주, 진주, 강릉, 여수, 공주, 성주 등 야간관광 특화도시 10곳에서 순차적으로 열린다.

통영시 제공 통영시 제공

특히 통영시는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에 맞춰 지역을 찾은 관광객 발길을 사로잡기 위해 ‘캔들라이트 콘서트’를 동시 개최한다. 이 콘서트는 전 세계 100개 이상 도시, 300만 명 이상이 관람한 오리지널 피버(FEVER)사 공연이다. 통영 무대에는 바이올린, 첼로, 클라리넷, 플루트로 구성된 ‘도담 앙상블’이 출연해 1만 개 촛불이 밝힌 통영 밤바다를 배경으로 올드보이,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 대중에게 친숙한 한국 영화 음악을 연주한다.

통영시 관계자는 “이번 페스타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가 체류 관광객 유치를 통한 경기 활성화”라며 “거제를 제외하면 대다수 타 지자체는 계획한 행사는 그대로 진행하는 분위기인 데다, 장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해서라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대신, 현장 분위기는 최대한 차분하게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통영시 제공 통영시 제공

이웃한 두 지자체의 상반된 행보를 두고 지역 사회 의견도 엇갈린다.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는 게 당연하다는 주장과 어렵게 준비한 행사마저 백지화하는 건 과하다는 반론이 맞서는 모양새다.

지역 상공계 관계자는 “국민 정서도 중요하지만 매번 이런 식이면 가뜩이나 어려운 소상공인들은 버틸 재간이 없다”면서 “연관 업종과 종사자 그리고 경기 부양 등 긍정적인 측면을 고려한 현명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