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돼지국밥 그림 그려 주시면 국밥으로 기부합니다” 김무디 작가·조헌 공동대표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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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통해 1000그릇 기부 목표
그림 그리기 대회 참가자 모집 중
“그림과 음식, 부산 너무 좋아해”

조헌(왼쪽) 공동대표와 김무디 작가. 조헌(왼쪽) 공동대표와 김무디 작가.

“돼지국밥 그림 한 점을 그려 주시면, 국밥 한 그릇을 기부합니다. 1000그릇을 기부하도록 관심 가져 주세요.”

돼지국밥 1000그릇 기부를 목표로 SNS를 통해 부산 돼지국밥 그리기 대회가 한창 진행 중이다. ‘무드인디고 아트’ 김무디 작가와 부산바다샌드 조헌 공동대표가 첫 대회 개최를 위해 손을 잡은 결과다. 부산이 고향인 두 사람은 각각 서울로 대학을 진학한 뒤 취업과 창업으로 객지 생활을 하다, 부산으로 돌아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조 대표는 “돼지국밥이 소울 푸드였는데 서울에는 돼지국밥집이 잘 없어서 아쉬웠다. 순대국밥이 그나마 비슷하지만 미묘하게 다르다. 돼지국밥은 주기적으로 먹어 줘야 한다”라고 국밥 찬가를 부른다.

부산바다샌드는 부산 여행 기념품으로 인기 높은 수제 버터 샌드와 쿠키 같은 디저트를 만드는 업체다. 조 대표는 “우리나라에는 왜 일본처럼 공항에서 살 수 있는 도쿄바나나 빵 같은 게 없을까?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디저트를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해리단길 2층에서 시작한 부산바다샌드는 지난해에는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과 롯데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해외에도 진출하고 있다.

바다를 좋아하는 김 작가는 10년간의 강사 생활을 접고, 광안리에 낭만적인 분위기의 화실을 연 지 7년째다. 지난해에는 프랑스 사부아 지역의 유일한 한국인 와인 생산자 하석환 대표의 ‘도메인 H’ 와인 레이블을 만들었다. 해운대 미슐랭 레스토랑 ‘율링’과도 아트 다이닝 프로젝트를 이어가는 등 먹고 마시는 것들을 시각 조형화하는 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 미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조 대표가 김 작가의 화실 작가반에서 다시 그림을 그리다가 두 사람이 의기투합하게 되었다고 했다. 둘 다 그림과 음식, 그리고 부산을 너무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김 작가는 “화실 커리큘럼 중에 공모전을 준비하는 클래스가 따로 있다. 공모전을 좀 더 재미있게 여는 방법을 같이 고민하던 중에 기업을 운영하는 조 대표가 돼지국밥 그리기 대회라는 아이디어를 내주었다”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사람들이 우리 제품을 맛있게 먹어준 덕분에 이제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 내가 돈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먹는 걸 팔아서 번 돈으로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번 기획에 동참하게 됐다. 그림 그리기라는 재미있는 활동을 하면서 기부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돼지국밥 그리기 대회 참가 자격에는 나이, 성별, 국적 제한이 없고 참가비도 없다. 부산 돼지국밥을 자유롭게 표현한 뒤 양식 폼을 통해 온라인으로 9월 말까지 제출하면 된다. 제출한 그림 이미지는 공식 인스타 계정에 실시간으로 업로드된다. 아날로그, 디지털 방식, AI 그림 모두 참여 가능하다. 대상 100만 원을 비롯해 숙박 및 항공권 등 푸짐한 상품이 기다리고 있다. 모든 참가자 그림 한 점당 국밥 한 그릇을 기부하게 된다. 10월에 수상작 발표 이후 전시회도 계획하고 있다. 응모 요령은 인스타그램에서 ‘booba_moodi’를 참조하면 된다.

조 대표는 “1회 돼지국밥을 시작으로 밀면, 부산어묵, 곰장어 등으로 이어갈 생각이다. 음식이 식상해질 무렵이면 자갈치시장, 감천문화마을, 용궁사 같은 관광지에서 사생실기 대회를 열려고 한다. 첫 번째 시도인 돼지국밥 그리기 대회에 많은 분이 참여해 주시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부산에 대한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드는 것 외에도 앞으로 부산에 관련된 굿즈를 만드는 등의 비즈니스로 풀어갈 수도 있을 것 같다. 일단 우리의 핵심 과제는 사회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출품된 작품들은 천편일률적인 국밥 사진과는 달리, AI를 이용한 창의적인 그림이 많았다. 돼지국밥이 추상으로 해체가 되면 어떤 작품이 나올지 궁금해진다.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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