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탄·반탄 갈등 재점화에…숨고르기 나선 장동혁호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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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태 “윤과 절연, 사죄할 일 아냐” 정면 반발
첫 최고위서 “과거 옷 벗고 미래로” 단일대오 강조
한동훈 전대 개입에 “득보다 실 많았다” 평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새 지도부가 출범 직후부터 ‘찬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과 ‘반탄’(탄핵 반대) 양 세력 간 내홍 조짐을 드러내고 있다. 장동혁 대표가 강경 기조를 이어가자 조경태 의원이 정면으로 반발하면서 양측의 충돌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장 대표는 당선 직후부터 강한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단일대오에 합류하지 못하는 분들, 오히려 당을 위험에 빠트리는 분들, 당을 계속 분열로 몰고 가는 분들에 대해서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채널A 인터뷰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의 50명 의원이 그런 말을 하는 것과 우리 당 한 명이 말하는 것을 비교하면, 한 명이 말하는 것이 훨씬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먼저 결단을 하셔야 한다”고 말해 사실상 찬탄파를 향해 ‘사죄와 결단’을 요구했다.

이에 조경태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서 “불법, 위헌 비상계엄을 한 윤석열 전 대통령을 털고 가자고 한 것이 뭐가 잘못됐다는 건가”라며 장 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비상계엄을 선포해 국회 침탈과 국민들께 총부리를 겨눈 자의 탄핵을 반대한다는 의사를 당론으로 결정하는 것에 대해 다수의 국민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평가하겠냐”며 “안타깝고 한심할 따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당을 통합해 내고 바른길로 인도해야 할 대표가 갈등을 조장하고 분열을 야기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직격했다.

내홍 기류가 커지자 장 대표는 숨 고르기에 나선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과거 옷을 벗고 미래로 나아가야 할 시간”이라며 “하나 된 국민의힘을 국민께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원과 국민이 보내주신 민심은 야당답게 거대여당을 견제하고 이재명 정권을 제대로 견제하면서 유능한 모습을 보여달라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그런 민심을 모아 국민께 좀 더 다가가겠다. 더 많이 듣겠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 목소리를 담아 국민께서 더 공감하실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민생을 제대로 해결하는 민생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며 “지금까지 보여드리지 못했던 새로운 국민의힘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단일대오를 재차 강조하며 봉합 메시지를 낸 것이다.

최고위원들은 강경 기조에 힘을 보탰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시급한 건 내부를 향한 총격과 해당 행위를 근절하는 것”이라며 △당원게시판 조사 △당무감사 △계파정치에 가담한 패널 책임 추궁 등을 제안했다. 그는 또 “국익과 국민의 보편적 이익을 해치는 모든 반국가적 행위에 저항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 안으로부터의 개혁과 밖으로의 투쟁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당대회 결과를 두고 한동훈 전 대표가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재영 전 의원은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서 “한 전 대표가 개입 아닌 개입을 했지만 적극적이지 못해 장동혁 후보가 2366표 차로 김문수 후보를 눌렀다”며 “차라리 김문수 후보를 뽑아달라고 했다면 나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친한계 내부에서도 “득보다 실이 많았다”는 반성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새 지도부는 출범과 동시에 강경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찬탄·반탄 갈등이 다시 불붙으며 분당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찬탄파들이 집단 이탈해 신당을 창당하는 시나리오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새 당대표로서 해야 할 일은 하나로 뭉치고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이라며 “정치권에서 떠도는 이야기에 관심 두지 않고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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