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주 4.5일제’ 요구 총파업… 참여율 저조 영업점 혼란 없어
26일 서울 광화문서 총파업 집회
부산은행 400여 명 참여 상경 투쟁
시중은행 대부분 100명 안팎 참여
파업 참가자 적어 영업점 정상 운영
전국금융산업노조 조합원들이 26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총파업 집회를 열었다. BNK부산은행 노조 제공
전국금융산업노조 조합원들이 26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총파업 집회를 열었다. BNK부산은행 노조 제공
BNK부산은행을 비롯한 주요 은행원들이 속해 있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주 4.5일 근무제 도입 등을 요구하며 예정대로 26일 파업을 강행했다. 하지만 파업 참여율이 높지 않아 은행 영업 혼란이나 소비자 불편은 거의 없었다.
금융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총파업 집회를 열고 용산 대통령실 맞은편 전쟁기념관까지 행진했다. 금융노조의 총파업은 2022년 9월 이후 3년 만이다.
경찰 비공식 추산 8000명이 모인 가운데, 세종대로에 연좌한 노조원들은 ‘총파업’이라 적힌 붉은 머리띠를 매고 ‘2025 총파업 승리 실질임금 인상 쟁취’ ‘내일을 바꿀 주4.5일제’ 등의 손팻말을 흔들었다. 김형선 금융노조위원장은 개회사에서 “대한민국에 주5일제 시대가 온 게 2011년이다. 이제 노동의 패러다임을 바꿀 시기가 됐다”며 “주 4.5일제를 쟁취하는 총파업을 선언한다”고 외쳤다.
금융노조는 이날 결의문에서도 “은행과 금융지주들은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노동자의 희생 위에 자기 잇속만 챙겼지만, 이는 노동자의 피와 고객 불편 위에 세워진 왜곡된 성장일 뿐”이라며 “임금은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해 해마다 실질임금이 삭감되고 있다”고 했다.
금융노조는 전국 시중은행은 물론 지방은행, 국책은행, 국책금융기관과 협동조합, 금융유관기관 등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소속된 단일 산별노조다.
이날 금융노조 부산은행지부에 따르면 부산은행 노조 조합원 400여 명이 파업에 참가했고, 이들은 상경해 서울 총파업 집회에 참가했다.
시중은행의 경우 이보다 파업 참여 인원이 적었다. 이날 각 시중은행들이 파악한 파업 참여 인원은 은행별로 수십명, 많아야 100명 가량에 불과했다. KB국민은행은 노조 보직을 맡은 직원을 중심으로 파업에 참여했지만 100명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노조 전체 투표 당시 투표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한 신한은행은 아예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나은행에서도 노조 간부 위주로 50명 남짓만 파업에 동참했고, 우리은행에서는 약 100명, NH농협은 약 50명만 이날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각 지점당 빠지는 인원이 1~3명 정도였고, 본부 직원들이 파견돼 공백을 메워 지점 영업에는 지장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노조위원장(김형선 기업은행지부장)이 속한 기업은행의 경우 1477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에도 다른 민간 은행들과의 임금 격차 해소를 요구하며 총파업을 벌인 바 있다.
이날 파업 참여율이 저조한 것은 4.5일제 등 금융노조의 파업 명분이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은행원들도 당장 총파업에 나설 사안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산의 한 은행 직원은 “파업 찬반 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지긴 했지만 주 4.5일제 도입이라는 방향에 찬성하고 지지한다는 뜻이었다”며 “고연봉자라는 프레임이 있어 금융노조가 주 4.5일제를 위한 총대를 메는 데 대한 부담은 있다”고 말했다.
은행의 한 임원은 “임금 손실 없이 근로시간을 줄이게 되면 시간당 통상임금이 자동으로 오르고, 각종 수당과 평균임금, 퇴직금 등도 동반 상승해 기업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파업 이후 사측과 교섭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행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편, 지난해 5대 은행 직원의 평균 보수는 1억 2000만 원에 육박했다. 하나은행이 1억 2000만 원, 신한은행 1억 1900만원, KB국민은행 1억 1800만 원, NH농협은행 1억 1500만원, 우리은행 1억 1400만 원이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