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파괴·입법 독재·무능 국정에 민심 폭발” …야, ‘최대 규모’ 집회
국민의힘, 5년 만에 서울서 장외투쟁
관세협상·국정자원 화재 등 국정 비판 집중
장동혁 “독재 막고 이재명 정권 끝내야”
28일 서울 시청역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국민의힘 사법파괴 입법독재 국민 규탄대회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고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을 겨냥한 총공세에 나섰다. 국회 안에서는 필리버스터로 입법 저지에 나서고, 거리에서는 여론전을 통해 여권을 압박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국민의힘은 집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과 검찰청 폐지를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민주당의 개혁 드라이브를 ‘사법부 독립 위기’로 규정하며 비판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28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장외집회를 열었다. 지난 21일 동대구역 앞 집회에 이어 두 번째 대규모 행사로, 자유한국당 시절인 2020년 1월 광화문광장 집회 이후 5년 8개월 만에 서울 도심에서 열린 최대 규모 장외투쟁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집회에 15만 명 이상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앞선 대구 집회(국민의힘 추산 7만 명)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국민의힘은 집회에서 한미 관세 협상 혼선,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등 국정 운영 전반을 겨냥하며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민주당이 추진 중인 조 대법원장 청문회와 탄핵 압박을 정조준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조 대법원장 청문회가 최근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 하락의 요인으로 거론되는 만큼, 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집회에서 이 대통령의 행보를 사법부 장악과 야당 말살 시도로 규정하며 “이재명 정권을 끝내고 정권을 다시 찾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부족했다. 많이 부족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완벽한 임무를 부여 받았다”며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라는 임무다. 저는 그 완벽한 임무 부여 받은 지금 이 순간 국민의힘 당대표여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어 “국민의힘이 사라지면 독재의 문이 활짝 열릴 것이다. 그리고 자유의 문은 영원히 닫힐 것”이라며 “우리 안에 있는 양심의 목소리를 깨워야 한다. 침묵을 깨고 이재명 독재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유엔총회에 가서 국격을 팔아넘기고 왔다”며 “경제도 팔아넘기고, 안보와 통일도 팔아넘기고 왔다. 고양이를 만난 쥐처럼 트럼프 대통령을 피해 다니기 바빴다”고 비판했다. 또 “사법부도 무너지고, 입법부도 무너지고, 언론도 무너지고, 외교도 무너지고, 안보마저 무너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이재명 한 사람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공세에 가세했다. 그는 “합의문을 작성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잘되었다고 자화자찬했던 관세 협상인데, 관세 협상 합의문에 서명했으면 자신(이 대통령)이 탄핵당했을 것이라고 완전히 말을 뒤집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이 제기한 조 대법원장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비밀 회동 의혹에 대해서도 “조작된 음성을 가지고 (청문회에) 나가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군부정권 때도 없었던 일”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이재명 정권 들어 대한민국의 기본적인 질서가 하나씩 망가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내란특별재판부를 만들겠다는데 이것은 명백하게 사법부 말살”이라며 “입법부, 행정부를 장악하고 마지막으로 사법부만 장악하면 완전한 일당독재가 가능하다.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에는 부산 지역 의원을 포함해 앞선 대구 집회에 불참했던 의원들도 대거 참석했다. 강성 지지층의 압박이 이어지면서 중립적 입장을 보이던 의원들까지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집회를 ‘무능 국정’ 프레임으로 묶어 추석 연휴 밥상머리 민심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장동혁 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추석 밥상에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사법 파괴, 언론 파괴, 입법부 파괴, 외교 파괴, 경제 파괴를 알리려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국회 안팎에서 투트랙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필리버스터로 민주당 입법을 저지하는 동시에 장외집회를 통해 국민에게 직접 문제를 알리는 이중 전략을 구사하는 셈이다. 다만 내부 일각에서는 강경 투쟁이 장기화될 경우 중도층 민심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정감사와 연말 예산 시즌을 앞둔 상황에서 장외집회를 이어가기에는 현실적 부담이 크고, 당원들의 피로가 누적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당 내부에서는 이번 장외투쟁이 사실상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